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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도 조국 우려 나왔다 "딸 해명 못하면 최악의 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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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딸을 둘러싼 의혹 등에 대해 "국민들 질책을 충분히 알고 있고 감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딸을 둘러싼 의혹 등에 대해 "국민들 질책을 충분히 알고 있고 감수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집권 여당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조 후보자 딸의 특혜 장학금 의혹에 이어 고교 재학 중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사실이 드러나면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공분이 일자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서는 “조 후보자가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말도 나왔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가 딸 논문, 입학 관련 의혹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이어 “교육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린”이라며 “예민한 이슈가 교육 문제인데 국민들이 결코 양보하지 못하는 기회·평등의 문제에 맞닿아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국회 교육위 소속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박 의원은 “헌법 전문에 두 번이나 나온 단어가 ‘평등’”이라고 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폭발성이 큰 이슈라는 뜻이다. 박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한영외고 들어가고 고려대 들어갈 때,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갈 때는 각각 해명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특별한 케이스의 연속이고 그래서 당연히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갖도록 하는 대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조 후보자 이슈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번지는 현상이 우려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어제 제 지역구에서 의정부 고속도로를 돌면서, 3시간 땀을 흘리면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심각하다. 박용진 지지했고 문재인 후보 지지했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이 지금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이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고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그래서 적극적으로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만일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을 내놓는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야당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하게 해명을 해야 하고 이는 법이 정한 청문회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청문회는 더욱더 빨리 열어야 된다”며 “의혹에는 해명을, 조국에게는 청문회 기회를…”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의혹 해소를 위한 신속한 청문회와 함께 조 후보자의 진솔한 해명과 배경 설명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솔직히 말씀드려 일반 국민이 볼 때 현재 제기되는 의혹들만 놓고 봐선 납득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어 보인다”며 “제가 봐도 외고 2학년 학생(조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가 이해가 안 가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조 후보자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게 자녀들의 특목고 졸업과 대학·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우리나라 일부 상위계층들이 보여주는 일반적 행태를 보여준 것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조 후보자는 야당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해명과 증빙자료를 성실하게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그 동안 민주당이 야당의 검증 공세에 “무차별적 인신공격” “무책임한 신상털기”라고 방어하며 ‘조국 지키기’에 올인하던 기류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한 의원은 “당 입장에선 이번에 ‘조국 지키기’가 무너지면 정권 레임덕이 올 거라는 걱정이 컸는데 나는 조 후보자가 물러난다고 해도 곧바로 레임덕이 올 것 같지는 않다”며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고 하니 물러나겠다고 하고 사퇴하는 것도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정의와 공정을 외치던 진보 지식인의 상징 같은 존재여서 실망감과 허탈감이 더욱 큰 것 같다”며 “20대, 30대 지지층 민심 이완이 체감될 정도여서 사실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앞줄 가운데) 등 정의당 의원들이 20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회 정치개혁ㆍ사법개혁 약속 이행 촉구 비상 행동선포식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심상정 대표(앞줄 가운데) 등 정의당 의원들이 20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회 정치개혁ㆍ사법개혁 약속 이행 촉구 비상 행동선포식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른바 ‘데스노트’에 조 후보자 이름을 올릴지 여부로 주목되는 정의당은 그 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한 소명 요청서를 22일 조 후보자 측에 보내기로 했다. 정의당은 22일 오전 당 상무위원회를 열어 소명 요청서 내용을 검토한 뒤 문안을 확정해 보낼 방침이다.

다만 정의당은 이번 청문 정국에서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보수 야당에서는 “선거제도 개혁법안 처리에 사활이 걸린 정의당이 민주당과 전략적 협력 관계 때문에 조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만 매달리며 침묵하는 정의당이 여당과 음흉한 딜만 궁리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며 “데스노트가 아니라 한마디로 야합노트”라고 주장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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