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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세계 빅3'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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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내 타이어 업계가 글로벌 경쟁을 위해 앞다퉈 해외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60%를 넘어서자 해외에 공장을 세우는 게 물류.인건비나 관세를 절감하는 데 크게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유럽 현지공장을 착공했다. 15일 헝가리에서 열린 기공식에 이수영 동양제철화학 회장, 엄석정 주 헝가리 대사, 최봉렬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 조충환 한국타이어 사장, 럼페르트 모니카 헝거리 국토개발부 장관, 바고 요제프 노동부 대표 고문, 칼만 언드라시 두나우이바로시 시장(왼쪽부터)이 참석했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처음으로 유럽에 현지 공장을 짓는다고 16일 밝혔다. 유럽은 우리나라 타이어 수출 물량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이 회사는 1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근 도시 두나우이바로시에 타이어 공장을 기공했다. 중국 두 군데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5억 유로(6000억원)를 들여 2008년까지 연산 500만 개 규모의 공장을 짓는다. 조충환 사장은 "헝가리 공장이 가동되면 한국.중국 등지에서 물건을 날라 유럽 수요처에 대는 데 평균 한 달쯤 걸리던 게 닷새 이내로 크게 단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비가 급증하고 반덤핑 관세나 환경보호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현지 공장생산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앞서 금호타이어는 이달 초 중국 톈진(天津)에 세 번째 해외 공장을 완공했다. 이 회사는 2010년 중국에서 3000만 개 이상의 타이어를 만들어 중국 내 생산 1위를 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3600만 달러를 투자해 연말께 톈진에 중국타이어연구소(KCTC)를 열기로 했다.

넥센타이어도 5월 중국 칭다오(靑島)에 해외 첫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내년 말부터 연간 525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한다. 장기적으로 중국 현지 생산규모를 연간 2000만 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 강병중 회장은 "2010년엔 경남 양산의 본사 공장과 합쳐 연간 2000만 개가 넘는 타이어를 생산하는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타이어 강국에 속한다. 세계 5위권인 자동차 생산국의 위상에 걸맞게 일본.프랑스.미국 다음으로 4위권이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의 송영기 이사는 "해외 생산규모가 계획대로 늘어나면 2008년엔 적어도 외형 규모론 미국을 제치고 세계 3강을 넘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중국 내 한국 바람은 거세다. 한국.금호에 이어 넥센타이어가 올해 가세해 전체 생산의 30% 이상을 한국 업체가 해결한다. 2008년에 연간 6000만 개 이상의 타이어를 중국에서 찍어내 일본을 제치고 1위에 오르리라는 기대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2010년까지 헝가리 공장을 연산 1000만 개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승용차용 고성능 타이어와 경트럭 타이어를 만든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4%인 유럽시장 점유율을 2010년까지 8%대로 높여 세계 6대 타이어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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