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7도 식혔다…‘소방수’ 태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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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제 10호 태풍 크로사 [자료 미 해양대기국(NOAA)]

제 10호 태풍 크로사 [자료 미 해양대기국(NOAA)]

서울 낮 최고기온 변화와 태풍 영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울 낮 최고기온 변화와 태풍 영향,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제10호 태풍 ‘크로사(KROSA)’가 일본을 관통한 1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8.6도로 전날 35.7도에 비해 7도 이상 떨어졌다. 태풍의 가장자리에서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도 내렸기 때문이었다.
서울에는 이날 오후 4시까지 15.4㎜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8월 3개 태풍 올 때마다 기온 뚝 #크로사 일본 관통 뒤 동해 진출 #중부 지방은 비, 남부지방 폭염

이처럼 태풍 크로사를 비롯해 8월 들어 한반도에 영향을 준 3개의 태풍이 폭염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풍 ‘프란시스코’ 예상 경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풍 레끼마 때문에 한반도 서쪽에만 비 집중.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태풍 레끼마 때문에 한반도 서쪽에만 비 집중.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태풍 ‘크로사’ 예상 경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태풍 ‘크로사’ 예상 경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지난 7일에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3도로 전날 36.8도보다 6.5도나 낮았다. 남해안에 상륙한 7호 태풍 프란시스코 영향으로 7일 서울에는 8㎜의 비가 내렸다.

태풍 프란시스코가 지나간 후 서울의 낮 기온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10일에는 36.5도, 11일에는 35.7도를 기록했다. 35도 이상에서 발령되는 폭염 경보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한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서울에는 11일 6.7㎜. 12일 56.2㎜의 비가 내렸고 12일 낮 최고기온은 28.5도로 뚝 떨어졌다.

최악의 폭염을 기록했던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태풍의 역할은 두드러진다.
지난해는 7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한 달 동안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하루(8월 9일 32.5도)를 제외하고는 33도 이상을 유지했다. 이 기간에 서울에는 하루 10㎜ 이상의 비가 내린 적도 없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 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39.6도를 기록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지난해에는 상층에는 티베트 고기압이,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를 잡는 바람에 하강 기류가 형성돼 소나기도 제대로 내리지 않았다”며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태풍에 길을 터줬고 그로 인해 기온도 들쭉날쭉했다”고 말했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10호 태풍 '크로사'가 북상하며 경북 울릉군 독도에 거센 파도가 치고 있다. 이날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연합뉴스]

광복절인 15일 오후 10호 태풍 '크로사'가 북상하며 경북 울릉군 독도에 거센 파도가 치고 있다. 이날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연합뉴스]

일본을 향해 북상 중인 제10호 태풍 크로사. 15일 오전 9시 30분 촬영. [사진 미 해양대기국(NOAA)]

일본을 향해 북상 중인 제10호 태풍 크로사. 15일 오전 9시 30분 촬영. [사진 미 해양대기국(NOAA)]

한편, 태풍 크로사는 15일 정오 일본 시코쿠 서쪽 해안에 상륙한 뒤 혼슈를 남에서 북으로 관통했다. 태풍은 이날 밤 동해로 진출했으며, 17일 새벽에는 다시 일본 홋카이도 쪽으로 진행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태풍으로 인해 강원 영동 일부 지역에는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16일은 태풍 가장자리에서 만들어진 구름대의 영향에서 차차 벗어나겠다”며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중부지방과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비가 오다가 오전에 대부분 그치겠다”고 밝혔다.
중부지방은 오후까지 가끔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16일 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과 울릉도·독도 50~100㎜ (많은 곳 강원 영동 150㎜ 이상) ▶강원 영서 20~60㎜ ▶서울·경기, 충청, 경북 내륙, 호남 5~30㎜ 등이다.

주말일 17일은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은 새벽부터 낮 사이에, 호남과 경북 북서 내륙은 오후에 가끔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휴일인 18일은 전국이 대체로 구름 많겠으나, 경북은 맑겠다.

16일부터는 낮 기온 오르면서 평년기온을 웃돌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남과 경남 일부 지역은 16일 폭염 특보가 유지되면서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올라 무덥겠고, 그 밖의 지역에도 폭염 특보가 확대 강화될 수 있다”며 “밤사이에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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