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정의 압도적인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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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통합예선> ●판양 3단 ○최정 9단

11보(200~220)=그리 오래 가지 못할 바둑이었다. 판이 기울대로 크게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최정 9단에게 별다른 위기는 없었다. 그나마 조심해야 할 사소한 덫이라면 흑이 201로 끊은 순간이었을 것이다. 만약 백이 발끈해서 ‘참고도’ 백1로 기어 나오면 이하 수순으로 바둑이 이상해진다. 실전은 최정이 202로 적절하게 받았고, 별 탈 없이 마무리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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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바둑을 되돌릴 기회는 없었다. 반상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판양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262수 만에 돌을 던지고 말았다. 최정 9단의 압승이다. 판양 3단의 얼굴에는 힘을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무력하게 무너진 자신을 책망하는 빛이 짙게 깃들어 있었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그는 판도 제대로 짜보지 못하고 항복을 선언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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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둑은 최정 9단과 판양 3단의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다시금 입증한 판이었다. 판양이 앞으로 다시 최정을 만난다 해도, 그는 이번 바둑에서 느꼈던 엄청난 압박감과 무력감을 떨쳐 버리지 못할 듯하다. 그만큼 최정의 존재는 압도적이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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