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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확산방지 시급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마약은 일단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 수렁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더욱 깊이 빠지기 때문에 정신적인 암이라고도 부른다. 마약은 개인의 육체와 정신의 파멸은 물론 종내는 사회와 국가의 저력에 마저 망국적 해독을 끼친다. 마약 상용사례가 우리사회에도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여서 경종이 울리고 있는 터에 마약수사 사상 최대규모의 히로뽕 밀반입 조직이 적발돼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있다.
이번에 압수된 히로뽕 원료가 사상 유례없는 대량이고 해외로부터의 원료반입 조직 적발이 처음 있는 일이며 완제품으로 제조되면 그중 절반 가량이 국내에서 소비된다는 관례로 비추어 이번 적발이 국내·외 마약조직에 대한 본격적 색출과 마약확산에 대한 사회적 경계를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마약이 우리 나라에서 제조되고, 또 일본·홍콩 등 인접국가의 완제품 판매루트가 돼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수요가 많고, 또 단속의 눈을 피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우리 나라 마약 상용자는 무려 40만 명에 이르고 히로뽕의 경우만 해도 1년 소비량이 1천kg에 이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연예인이나 유흥업소 종사자 등 극히 일부 특정범위에 한정됐던 마약 상용자가 최근에는 가정주부와 학생·농촌에까지 파급되고있어 이 망국적 습성이 우리사회 전반에까지 확산, 일반화되고 있는 실정을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마약상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향락과 퇴폐풍조, 그리고 산업화 사회의 속성인 현실도피심리에 기인한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또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범죄자들의 감언이설과 유인에도 기인된다.
잘 낫지 않는 고질병에 무슨 신통한 처방약인 듯 속여 마약을 투여하게 되고 일시적인 통증의 마취효과를 치료인양 착각해 마약을 상용하다가 중독에 빠져버린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마약은 상용자 자신을 중독상태에 빠뜨려 정신과 육체를 황폐화시키는 것은 물론 각종 범죄를 유발시킴으로써 사회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파급시킨다. 마약을 복용한 환각상태에서 각종 강력 범죄가 저질러져 사회불안을 야기 시킨다.
그 악영향은 후손에게까지 미침으로써 기형아 또는 정신박약아의 출산위험마저 높은 것으로 돼있다.
이런 망국적인 마약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민 각자가 마약의 해독과 부작용에 대한 인식을 철저히 하도록 범 국민적인 캠페인이 필요하다.
아무리 마약 밀매 조직이 날뛴다해도 수요가 없으면 공급조직은 자연히 괴멸될 것이다. 마약을 선택하는 것은 극히 개인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개인의 판단이 잘못돼 자신은 물론 가정과 후손까지를 망치게되는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약단속에 필요한 전문요원의 확충과 장비의 보강도 시급하다. 마약사범은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검찰의 전문수사요원은 겨우 60여명에 불과하고, 마약복용여부를 검사하는 혈액·소변분석기 등이나 감시요원들이 사용할 무전기 등 첨단장비도 갖춰지지 않아 말이 단속이지 거의 손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전예방과 단속에 못지 않게 마약중독자에 대한 수용치료와 재활훈련의 확대도 매우 시급한 과제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마약문제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평가하고 적극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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