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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엘패소 총격에 부모 잃은 5살 딸…"이젠 날 쏘러 오나요?"

중앙일보

입력

미국 엘패소 총기난사로 숨진 부부와 자녀들의 한때 단란했던 모습. [고펀드미 캡처=연합뉴스]

미국 엘패소 총기난사로 숨진 부부와 자녀들의 한때 단란했던 모습. [고펀드미 캡처=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동부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엄마와 아빠를 동시에 잃은 5살 소녀 스카이린 잼로스키의 사연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6일 CNN에 따르면 스카이린은 총격 사건으로 부모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총격범이) 이젠 날 쏘러 오나요?"라고 물었다고 전해졌다.

스카이린의 엄마인 조던 안촌도는 스카이린의 입학 준비물을 사러 생후 2개월 된 남동생 폴 길버트만을 안고 월마트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당시 조던은 머리에 총탄을 맞으면서도 본능적으로 아기를 감싸며 넘어진 덕분에 아기는 골절상만 입고 목숨을 건졌다.

함께 월마트에 들렀다가 소식이 끊겼던 조던의 남편 안드레 안촌도는 아내를 지키려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 앞으로 뛰어들었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순간에 부모를 잃은 스카이린과 동생들은 친척들의 손에 맡겨졌다. 외할아버지인 폴 잼로스키는 "친척들이 많긴 하지만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게 슬프다. 엄마, 아빠를 대체할 수는 없지 않나"며 눈물을 쏟았다.

이모 레타 잼로스키는 "스카이린에게 이제 같이 지내자고 하면 '나쁜 사람 때문인가요. 나한테도 찾아오나요'라고 묻는다"며 "이제 막 5살이 된 아이가 벌써 그런 걸 생각해야 한다니 비인간적"이라고 말했다.

크루시어스는 3일 오전 10시쯤 엘패소 시내 동부 쇼핑단지 내에 개학 시즌을 앞두고 3000명 가까운 쇼핑객이 몰린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

경찰은 크루시어스의 범행이 증오 범죄와 결부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미 법무부는 크루시어스를 연방 증오 범죄(federal hate crime)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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