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은 북한 태생…그래서 北 집착” 대형오보 낸 日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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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방송된 TV아사히의 종합뉴스프로그램 '와이드 스크램블'. [사진 유튜브 방송 캡처]

6일 오전 방송된 TV아사히의 종합뉴스프로그램 '와이드 스크램블'. [사진 유튜브 방송 캡처]

일본 민영방송사 TV아사히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서 출생했다’는 내용의 대형 오보를 냈다. ‘문 대통령은 왜 북한에 집착하는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가짜뉴스였다.

6일 TV아사히의 평일 종합뉴스프로그램 ‘와이드 스크램블’(ワイド!スクランブル)에서는 ‘한일 갈등’ 이슈를 다루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단순한 말실수는 아니었다. 문제 발언은 ‘그래픽’으로도 함께 다뤄졌다.

진행자는 문구가 적힌 그래픽 보드를 손으로 가리키며 “(문 대통령은) 1953년 북한 출생으로 한국전쟁 발발 후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1953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다. 북한 흥남이 고향으로 6·25 전쟁 당시 한국으로 피난을 내려온 것은 문 대통령의 부모님이다.

양국 간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일본의 유력 방송사가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방송을 내보낸 셈이다.

방송이 나가고 30분이 지나서야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는 “문 대통령이 아니라 가족이 북한 출신이고,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정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6일 방영된 TV아사히 '와이드 스크램블'에 출연한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사진 유튜브 캡처]

6일 방영된 TV아사히 '와이드 스크램블'에 출연한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사진 유튜브 캡처]

실수였다고 주장하지만 의도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의 발언이 나갈 당시에는 ‘혐한론’을 앞장서 주장하고 있는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게스트로 참석했다.

전범 기업 미쓰비시의 고문을 지내기도 한 무토 전 대사는 2017년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혐한 서적을 낸 바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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