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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교수 北정치국 후보위원 자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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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5월24일 북한 사회과학원 초청으로 방북한 송두율 교수가 김일성 주석을 접견한 후 찍은 기념사진. 이 사진은 노동신문 91년 5월25일자 1면에 실렸다.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씨의 간첩행위 등을 조사해 온 국정원은 1일 宋씨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임을 자백했으며,그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해 금명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국정원 관계자는 "불구속 기소가 국정원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宋씨는 1973년 노동당 입당 이래 2003년 3월까지 18차례에 걸쳐 북한에 들어가 '독일 유학생 포섭및 조국통일사업을 위한 지식인 중심의 조직결성'등을 지시받고 입북 때 마다 1천 ̄2천 달러의 미화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특히 91년 북한 김일성 주석을 면담한 뒤 95년까지 재독 북한 공작원을 통해 연구비 등 명목으로 매년 미화 2만 ̄3만 달러를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宋씨는 또 98년 3월 부친이 사망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필 지시에 따라 재독 북한 이익대표부로부터 조의금조로 1천 달러를 받았으며,金위원장의 생일 등에도 '만수무강 기원 충성맹세문'등 충성서약서를 10여 차례 작성해 북한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이날 내곡동 청사에서 있은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보위원회에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鄭亨根)의원이 발표했다.

鄭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宋씨는 1973년 9월 독일 거점 북한 공작원 이재원(李在元)씨에게 포섭돼 모스크바를 거쳐 입북한 뒤 2주일간에 거쳐 주체사상 학습및 공작원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91년 입북 때 김일성과 면담한 뒤 북한측의 예우가 이전보다 좋아져 자신의 신분과 위상에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국정원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宋씨는 94년 7월8일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재독 공작원으로부터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장의위원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입북,노동신문에 자신이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장의위원에 등재된 것을 확인했다.이에 따라 宋씨는 자신이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및 중앙위원으로 당 서열 23위에 선임된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宋씨는 또 92년 자수한 재독 유학생 오길남씨가 86년 11월 유럽으로 침투해 망명신청을 했을 당시 吳씨에게 "내가 吳형이라면 북한에 다시 들어 가겠다"고 재입북을 권유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은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宋씨를 소환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오길남씨와 대질신문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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