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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생산능력 11개월째 하락…노는 공장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국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11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며 ‘역대 최장’ 마이너스(-) 기록을 고쳐 썼다.

6월 제조업 가동률 1.9%P 떨어져 #소비도 위축 소매판매 1.6% 감소 #일본 경제보복 반영 땐 더 악화

기업들의 신규 설비투자나 설비 증설이 위축된 데다, 공장 해외이전·폐업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제조업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 대비 1.6 하락한 101.3으로 지난 2016년 4월(101.1)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11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이다. 이는 197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전 분기 대비 6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역시 역대 최장 기록이다.

이 지표는 유휴설비를 제외하고 기업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을 말한다. 이렇게 지표가 부진한 것은 대내외 경영여건 악화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하면서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생산능력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런 부진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에서도 나타난다. 6월 평균가동률은 71.9%로 전년 동월 대비 1.9%포인트나 줄었다. 2016년(73.4%), 2017년(73.3%), 2018년(73.5%) 등 3년 연속 73%대를 유지하던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제조업에서 만들 능력(생산능력)도 낮아지고 있지만, 팔 데가 없어 놀고 있는 공장이 증가하며 평균가동률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자동차·조선업의 일부 공장이 문을 닫은 데다 최근 생산이 줄면서 생산능력이 감소했고, 조업시간이 줄어든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6월 전반적인 산업활동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全)산업생산지수는 자동차·서비스업 생산 부진으로 전월보다 0.7% 내리며 2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도 승용차와 의복 소비가 줄어들면서 전월보다 1.6% 줄었다. 9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다.

이번 통계는 6월 기준으로, 지난 달부터 시행된 일본의 경제보복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일본의 조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제조업 관련 지표는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 과장은 “제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무역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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