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포항은 28일 아침 최저기온 27.4도에 이어 29일 아침에도 27.1도를 보이는 등 전국 곳곳에 열대야 현상도 나타났다.
강원 동해안 유난히 더운 건 '푄 현상' 탓
월요일인 29일 11시를 기해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발표됐고, 대전과 대구·광주 등지의 폭염주의보는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본격 휴가철…강원 동해안 아침부터 뜨겁다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관광객이 몰리는 강원 동해안도 29일 오전부터 타는 듯한 더위를 보였다.
오전 9시 30분 기준 고성군 토성면 32.5도, 속초시 조양동 31.7도, 양양군 양양읍 32도 등 해안가 지역은 아침 일찍부터 30도를 훌쩍 넘는 극심한 고온현상을 보였다.
반면 평창군 대관령면 22.2도, 정선군 정선읍 26도, 홍천군 남면 25.7도 등 강원 산간지방은 26도를 넘지 않아 차이를 보였다.
강원 동해안의 유별난 고온은 이맘때쯤이면 늘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상청 노성운 사무관은 “몇 주 전부터 한반도에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불면서 태백산맥을 넘어가 고온건조해진 뒤 동해안으로 향했다”며 “지형적인 특성에 의해서 나타나는 ‘푄 현상’”이라고 말했다.
푄 현상은 공기가 산을 오르면서 머금고 있던 비를 내린 뒤, 정상을 지나 내려가면서 온도가 올라가 고온건조해지는 현상이다.
노 사무관은 “태백산맥 동쪽의 고온은 여름이 시작되는 이맘때쯤 늘 나타나는 것”이라며 “올해의 고온현상도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충청·영남 내륙 폭염경보…전국 이번 주 내내 더울 듯
29일 낮 최고기온은 대구‧포항‧강릉 34도, 대전‧전주‧청주‧광주 33도, 제주‧안동 32도, 부산‧울산‧서울 30도 등 전국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예상된다.
한반도 남서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고온다습한 바람이 계속 유입되면서 습도도 높아, 불쾌지수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노 사무관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렸던 끝무렵의 습도가 남아있고, 돌발적인 소나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전국에 구름이 끼어있긴 하지만 얇은 구름이라 햇빛을 차단하는 수준은 되지 않아, 고온다습한 무더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과 경기도, 부산·제주 등지로 폭염주의보를 확대했다.
또, 대구·광주·대전·세종 등지의 폭염주의보를 '폭염 경보'로 격상했다.
폭염은 이번 주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오는 30일 오전 10시를 기해 청도·구미 등 경북 일부와 강원도 삼척·동해 지역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노 사무관은“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8월 초까지 전국에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작년 정도의 극심한 고온은 아니겠지만 열대야 지역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