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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펜타곤에서 北 안 꺼내고, 폼페이오 "4주 걸려도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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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 펜타곤에서 열린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 취임 축하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에스퍼 장관까지 북한은 미사일 발사는 언급하지 않았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 펜타곤에서 열린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 취임 축하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에스퍼 장관까지 북한은 미사일 발사는 언급하지 않았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낮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 취임 축하행사차 방문한 펜타곤에서 북한은 한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약 스무 시간 동안 침묵한 셈이다. 에스퍼 국방장관도 덩달아 중국·러시아와 이란, 이슬람국가(ISIS)만 지목하고 당면한 위협에서 북한은 뺐다.

에스퍼 국방 취임 축하행사서 14분 연설, #"미 본토와 시민 안전위해 무엇이든 할 것" #국방, 중·러·이란 위협만 언급, 북한 제외 #폼페이오 "실무협상 2주, 4주 걸려도 좋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1시 50분부터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 앞마당에서 열린 에스퍼 장관의 취임 축하행사에 직접 참석해 약 14분 연설을 했다. 그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펜타곤 청사가 공격받았던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미국의 본토와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언제나 그랬던 것 같지만 새로운 위협과 전략적인 라이벌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는 육·해·공·사이버와 우주 전장(戰場)까지 미국의 지배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국방도 이날 "수십 년 동안 평화와 번영을 보장해왔던 자유와 개방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며 "강대국 간 경쟁이 다시 부상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밀어내고 자신들에 유리하게 세력균형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은 계속해서 분쟁을 조장하고 이웃 나라는 물론 중동 전역에 위협이 되고 있고 이슬람국가(ISIS)와 같은 테러조직은 서방을 공격하려 새로운 은신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올해 들어 세 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위협은 꼽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때도 "단거리 소형 무기 몇발을 발사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신뢰를 위반했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의미를 축소했었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계속 주장하자 5월 26일 일본 국빈방문 중에 "작은 무기 몇 발을 발사한 게 일부 참모를 불안하게 했지만 난 괜찮다"고 한 적도 있다.

폼페이오, "北 미사일, 협상 결렬아니라 지렛대 확보하려는 행동"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AP=연합뉴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협상을 결렬시키거나 트럼프 대통령에 한 약속을 뒤집기보다는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협상을 준비하려고 하고, 지렛대를 만들고, 상대를 위협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여전히 외교적 방안과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실무협상이 2~4주 뒤로 연기돼도 상관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외교가 작동하길 원한다'는 확실하게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며 "2주 또는 4주가 더 걸린다면 그래도 좋다"고 했다. 그는 "이번엔 생산적인 대화가 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를 해야한다"고 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북한이 준비되면 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마찬가지다.

국무부 대변인 "추가 도발 중단, 실무협상 재개 계속 노력"

모건 오르태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가 실무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한 질문에 그는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지만 어제밤 백악관과 NSC가 발표한 성명 이상 밝힐 게 없다"면서 "우리는 계속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얘기한 모든 것들을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더 이상의 도발을 중단하고, 모든 당사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발사를 도발로 간주한다는 뜻이냐'는 추가 질문엔 답을 피하는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를 계속 추구할 것이며, 실무협상이 열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며 "모두가 목표에 도달했다고 믿을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무협상 조기 개최여부에 관해선 "북한과 회담일정을 발표할 게 없다"며 "외교는 하룻밤 새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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