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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아빠 이름 패션 브랜드 출시한 다음 날, 아빠는 종신형 선고

중앙일보

입력

한 모델이 16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린 패션쇼(IM Intermoda Mexico Fashion Fair)에서 "El Chapo 701"의 옷을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 모델이 16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린 패션쇼(IM Intermoda Mexico Fashion Fair)에서 "El Chapo 701"의 옷을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 두목인 호아킨 구스만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가 16일(현지시간) 출시됐다. 멕시코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첫선을 보인 'El Chapo 701'의 사업주는 구스만의 딸 알레한드리나지젤 구스만(alejandrinaGisselle Guzman)이다. 구스만의 첫째 부인(Maríle Alejandrina Salazar Hernández)의 딸이자 10명의 자녀 중의 한명인 그녀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지난 1월부터 브랜드 출시 홍보를 진행해왔다. 우연하게도 구스만은 브랜드 출시 다음 날인 17일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엘 챠표 701의 모자를 써보고 있는 한 모델. [AFP=연합뉴스]

엘 챠표 701의 모자를 써보고 있는 한 모델. [AFP=연합뉴스]

엘 챠포 701의 재킷을 입은 한 남성이 브랜드 로고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엘 챠포 701의 재킷을 입은 한 남성이 브랜드 로고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엘 챠포 701 브랜드 부스에 몰린 사람들. [EPA=연합뉴스]

엘 챠포 701 브랜드 부스에 몰린 사람들. [EPA=연합뉴스]

El Chapo 701은 의류 및 액세서리 브랜드다. '엘 차포'란 땅딸보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키가 작은 구스만의 별명이며 숫자 701은 구스만이 2009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701번째 부자로 지명된 데서 가져왔다. 인스타그램 공식 페이지 팔로워 수는 8000명을 넘어섰고 구스만의 얼굴과 701이 새겨진 티셔츠. 청바지, 재킷, 모자 등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엘 챠포 701의 인스타그램 공식 페이지. 팔로워가 8000명이 넘었다. [SNS 캡처]

엘 챠포 701의 인스타그램 공식 페이지. 팔로워가 8000명이 넘었다. [SNS 캡처]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의 남성은 치과 의사이자 모델인 엔리케 플로레스(Enrique Flores)다. [SNS 캡처]

인스타에 올라온 사진의 남성은 치과 의사이자 모델인 엔리케 플로레스(Enrique Flores)다. [SNS 캡처]

한편 알레한드리나가 아닌 다른 사람이 구스만의 브랜드를 출시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3월 29일 구스만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가 올해 출시된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당시 미국 뉴욕 맨해튼의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인 구스만이 지난 2월 중순 자신의 이름과 서명에 관한 지식재산권을 아내인 엠마 코로넬이 경영하는 유한책임회사에 양도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코로넬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돼 너무나도 신이 난다. 우리 부부가 몇 년 전부터 구상한 아이디어에 기초한 사업”이라며 “우리 딸들에게 바치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미인대회 입상자 출신인 코로넬은 구스만과의 사이에서 낳은 7살 쌍둥이 딸을 키우고 있다.

[서소문사진관] #마약왕 딸, 'El Chapo 701' 브랜드 출시 #'엘 차포' 출시 다음 날 종신형 선고 받아 #

하지만 '샘의 아들(Son of Sam)' 법에 따라 이 회사 수익금이 몰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샘의 아들 법은 범죄자가 자신의 범죄로 얻은 대중적 인지도를 이용해 수익을 챙기지 못하게 하는 법이다. 이 법은 1976년 미국 뉴욕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 살인범 데이비드 버코위츠 때문에 제정됐다.

구스만의 아내인 엠마 코로넬(Erma Coronel)이 17일(현지시간) 브루클린 연방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구스만의 아내인 엠마 코로넬(Erma Coronel)이 17일(현지시간) 브루클린 연방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월 19일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호아킨 구스만의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월 19일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호아킨 구스만의 모습. [AFP=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구스만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또 검찰의 추가 구형이 받아들여져 종신형에 더해 '징역 30년형'이 추가됐다. 구스만에 종신형을 선고한 브라이언 코건 판사는 구스만이 마약밀매 등으로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126억 달러(약 14조8806억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현지 언론들은 구스만이 콜로라도주 플로런스 인근의 'ADX플로런스' 교도소로 이감될 것으로 관측했다. ADX플로런스는 '수퍼맥스'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중범죄자 전용 교도소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의 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와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폭파사건을 기도한 주범 중 한 명인 람지 유세프 등이 수감돼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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