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한국당, 경찰 조사 흔들지 말고 하루빨리 조사 받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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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으로 수사 대상이 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전날에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한 표 의원은 조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게 이뤄진 고발에 대해 성실하게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조사에 임할 것”이라며 “저에게 누군가 폭력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면 그런 부분이 없지만, 그분 주장이 사실인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 의원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본인이 하지 않은 일로 경찰의 조사를 받을 때가 있다. 국회에서 만든 법적 절차 때문이다”며 “국회의원이 자기에게 적용된 혐의를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입법자로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위”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100명이 넘는 피고발인을 모두 조사해야 하는 경찰의 조사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당은 이번 조사 불응이 얼마나 큰 수사 차질을 일으키고 세금을 낭비하게 하는지 깨닫고 하루빨리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여야 충돌 당시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로 한국당에 의해 고발됐다. 이날 오후 4시에는 같은 혐의를 받는 윤준호 민주당 의원이 경찰 소환에 응해 출석할 예정이다. 당초 오늘 출석 예정이었던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23일 출석으로 일정을 미뤘다.

반면 한국당은 경찰의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자체를 비판하며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은 타깃 줄소환으로 야당 의원을 겁박하고 있다”며 “여당은 사실상 면담에 가까운 조사를 하면서 정권이 야당 탄압을 부추기고 응원하는 실정”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아무리 짓밟아도 새벽이 올 때까지 한국당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야당 탄압‘ 운운하며 소환에 불응하는 것에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간 끌기로 면피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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