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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생 성폭행범 55%가 고교생|국교 3, 4년·중3생 피해 가장많아|학교·아파트주변이 "함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시교육연 조사>
◇유인수법=학교위치 가르쳐달라, 과자사줄게 놀러가자, 심장병 진찰해주겠다, 장난감·만화빌려준다.
올해 상반기 (1∼6월)동안 서울시내 국민학생과 중학생 78명이 성폭행을 당했으며 가해자 84명 가운데 54·8%인 46명이 고교생으로 밝혀져 초·중·고교의 성폭행 예방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서울시교육연구원 (원장 박상윤)이 일선학교와 경찰의 협조를 얻어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서울시교위는 이에따라「학생성폭행예방지도 자료집」을 만들어 일선 초·중·고교 교사들에게 배포, 최근 급증하고 있는 어린이 성폭행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토록 시달했다.
이 자료집에 따르면 피해자 78명 가운데 국민학교 3∼4학년에 해당하는 9∼10세가 26명,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5세가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가해자는 10대69명, 20대10명의 순이며 이중 고교재학생이 전체의 54·8%인 46명에 이르러 고교생 인성지도에 많은 문제점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원인별로 보면 15세피해자들의 경우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다 불량배등에게 피해를 당하는 수가 많고 9∼10세 피해자들의 경우 대부분 방과후 귀가길에 낯선 사람의 꾐에 빠져 피해를 보았다.
9∼10세의 경우 성숙한 어린이는 제법 여자티가 나지만 아직 자신을 방어할 심리적·육체적 능력이 없어 수난을 당하는 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피해를 당한 장소는 학교주변의 외진 곳 (16건), 아파트 주변의 으슥한 곳(15건) 등이 병원 영안실주변 (15건),한강변 (7건)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교사와 학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범인들이 어린이들을 꾀는 수법으로는 ▲학교 또는 학급의 위치를 모르니 안내해달라 ▲과자사줄테니 같이 놀러가자 ▲친구가 어디어디서 기다리고 있으니 같이 가자 ▲심장병이 있는지 진찰해 주겠다 ▲장난감이나 만화책을 빌려주겠다는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피해어린이 모두가 사고를 당한후 극심한 노이로제 증세에 시달리거나 등교 또는 외출을 꺼리는등 대인공포증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만큼 큰 후유증을 겪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위는 10일 이 자료집 배포와 함께 ▲잡상인·불량배등 학교 출입통제 ▲학교주변 순찰 ▲등·하교길 안전지도등을 강화하도록 지시하고 앞으로 어린이 성폭행사건이 발생한 학교에 대해사고원인등을 면밀히 조사, 학교측의 사전예방 또는 안전지도가 소홀한점등이 드러나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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