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재원·황영철 의원 중 투표로 최다득표자를 가려 신임 예결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의원총회가 비공개
로 전환 되려 할 때 황영철 후보자가 회의 진행에 이의를 제기하며 한때 파행됐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대부분의 의원이 의총장으로 들어온 뒤 김현아 원내대변인이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발표했다. 이에 황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를 후보자 발언까지 공개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황 의원의 이의제기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회의 진행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원안대로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관례에 따라서 비공개로 진행하고 별도로 다시 공개하여 공개 발언의 시간을 드리겠다”고 발표했다. 황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재차 이의를 제기했으나 김 원내대변인의 “국민의례가 진행된다”는 발언에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회의가 그대로 진행됐다.
국민의례가 끝난 뒤 황 의원은 단상으로 걸어 나와 정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는 것에 대해 “(공개회의를 주장하는 이유) 들어 보시면 알 거 아니냐. 제가 왜 공개를 요구하는지, 이런 식으로 하지 말아라. 나도 당을 위해 말하고 싶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 원내수석부대표는 “이건 당을 위한 길이 아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절차도 중요하다. 관행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비공개로 진행합시다”, “이건 당을 위한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의원이 자리로 돌아가며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고 황 의원은 경선 거부 의사를 밝히고 즉각 퇴장했다. 밖으로 나온 황 의원은 기자들에게 "동료의원을 밀어내기 위해 추악하고 악의적인 사항으로 굴복시키려 한다"며 "같은 당 동료 의원에게 할 수 없는 매우 저질스럽고 추악한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저를 밀어내는 현 원내지도부를 생각하면 더는 이 사람들과 같이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에게 공감해주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 의원들이 있다. 그 의원들과 떨어질 수 없다"며 탈당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7월 의원총회에서 예결위원장 임기 2년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맡기로 했다. 당시 안상수·황영철 의원이 교대로 맡기로 정리한 바 있다. 황 의원은 지난 3월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예결위원장에 당선됐지만, 이번에 김 의원이 경선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에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예결위원장 선출 시 모든 상임위원장 선출을 동시에 하기로 했다"며 "다만 국토위는 사퇴문제가 정리돼야 하는 부분이 있고 예결위원장에는 참여 못 하신 분이 경선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에 경선으로 모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재원(54·경북 군위의성청송·3선) 의원이 20대 국회 마지막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선출됐다. 황 의원이 이날 경선 포기 입장을 밝히면서 김 의원은 경선 없이 예결위원장 후보가 됐다. 투표 결과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다수 득표 조건을 충족하면 김재원 의원은 예결위원장으로 확정된다.
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