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 “달러는 역시 달라” 투자 더 늘리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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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불확실성 커진 시장에서 고액 자산가의 선택은 달러 등 안전 자산이었다. 경기 둔화세가 가시화하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시장 불안에 안전자산 선호 뚜렷

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고액자산가 64.1%는 올해 하반기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달러 채권을 포함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추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53.9%)보다 높아졌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11~20일 예탁자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260명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다.

안전 자산의 대표주자인 달러 상품 중 고액자산가가 가장 선호하는 것은 달러금리형 자산이었다. 달러채권·달러RP·달러예금 등 달러금리형 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58.3%로 상반기(55.3%)보다 높아졌다.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지난 1월 17.1%였던 미국 주식 선호도는 이번 조사에서 30.9%로 늘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유망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자산가 10명 중 6명(58.7%)은 올 하반기 해외투자 비중을 늘릴 것이고 답했다. 해외 투자 비중을 현재보다 50% 이상 늘리겠다는 사람도 전체의 14.6%나 됐다.

하반기 투자 유망자산으로는 응답자의 40.2%가 해외채권형 상품을 꼽았다. 미국주식(30.9%), 국내주식(10.3%), 이머징국가 주식(10.3%), 금·원유 등 원자재(5.2%)가 뒤를 이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에도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한·미간 금리 역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미국 주식과 달러채권을 포함한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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