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문 대통령, 중재자에서 객으로 전락…북한 통미봉남 우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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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전격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야권이 1일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선 평가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존재감이 미흡했던 지점을 꼬집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적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협상이 순항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어제 회담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북한이 미국과 접촉하면서 한국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외교전략)과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사이에서 또 다른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客)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셀프 패싱’이란 단어도 썼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혼자서 경계선에서 김정은을 맞이했고, 회담 장소엔 성조기와 인공기만 걸려 있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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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야권의 반응에는 자칫 ‘북풍’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정국의 흐름이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4월 27일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뒤 한동안 ‘북풍’이 모든 이슈를 잠식하면서 야권은 2개월 뒤 치른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경험이 있다.

반면에 일각에선 정상회담 이슈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TK(대구·경북)의 한 초선의원은 “북·미가 됐든, 남북이 됐든 정상회담은 이미 몇 번 먹어본 음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북한 선박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은폐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당론으로 제출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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