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휴가 잘 보내면 생각이 훌쩍 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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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보낸 휴가, 다음 학기가 달라진다

▶최명숙 교사=수업할 때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휴가를 잘 보낸 아이가) 발표도 잘한다. 특히 교과와 연계된 장소를 다녀온 경우에 그렇다. 교과서를 그냥 봤을 때 혹은 인터넷으로 검색했을 때와 또 다른 흥미를 아이가 느꼈기 때문이다.

▶김미옥 교사=여행을 잘 다니는 아이는 정서가 깨어 있고 마음이 열려 있다. 뭔가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한다. (여행을 많이 한 아이들과 안 한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차이가 난다. 독서와 달리 여행은 눈과 귀 등 모든 감각이 다 열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 휴가지는 아이와 상의해 고르자

▶최=흔히 부모님들이 일방적으로 휴가지를 정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몇 곳을 제시하면서 '이런 곳이 있는데 어딜 가면 좋을까'라고 물어봐라. 그곳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것도 좋다.

▶김=아이와 상의하는 게 좋다는 데 동의한다. 굳이 교과와 연계돼 있지 않아도 아이가 많이 보고 많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고 본다.

◆ 역할 바꾸기도 재미있다

▶김=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시절 함께 강원도 시골길을 걸을 때 일이다. 아이가 너무나도 지쳐 포기하려고 했다. 그때 '안내자가 필요한데 네가 해라. 네가 가족을 이끌어야 한다'고 달랬더니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산행을 끝냈다. 아이는 지금도 그때 기억을 떠올린다.

▶최=보통 사진기는 어른들 차지다. 그러나 우리 집에선 아이가 아직 저학년이지만 사진기를 맡긴다. 그리곤 '네가 찍어봐' 한다. 훨씬 좋아한다. 사진을 수시로 되돌려보며 곱씹기도 한다. '가족끼리 퀴즈대회를 하자'고 할 때도 있다. 동기부여가 된다.

▶김=아이가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 들꽃이나 동물 이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다. 관찰을 통해 상상할 수 있으면 된다. 그래서 여행갈 때 스케치북이라든가, 어항이나 채집통을 가져가는 게 좋겠다.

◆ 부모도 재미있어야 한다

▶김=흔히 아이를 위해 여행간다고들 여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 나를 위해 하고, 또 내가 가서 즐길 수 있어야 아이들도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 아이에게 뭔가를 심어주기 위해서라면 별로다.

▶최=함께 여행하면 가족간 대화가 된다. 그만큼 사이가 좋아진다. 그건 부모에게도 좋은 일이다.

◆ 국내 여행 vs. 외국 여행

▶김=외국 이런저런 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끼며 꿈을 키울 수 있다. 동네 리더가 아닌 세계의 리더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제는 우리의 아름다움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외국을 보여주더라도 아이가 자기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돼야 하지 않을까.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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