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의 경고장…“주52시간제 여파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0.3%P 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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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20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8일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보낸 두번째 경고장이다. 전망치를 또 다시 끌어내린 요인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이다. 인건비 추가 부담이 늘면서 한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28일 발표한 보고서 ‘한국, 근로시간 단축으로 2020년 경제성장 역풍(Korea: Reduction in Work Hours Could Pose Growth Headwinds for 2020)’에서 이 같이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한국 근로자의 20%가 여전히 주당 52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전체 근로자의 13%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7월부터 오는 2021년까지 근무제가 순차적으로 도입하면 이들의 근로시간은 2.5%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 근로자의 20%는 여전히 주당 52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전체 근로자의 13%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한다. [골드만삭스]

한국 근로자의 20%는 여전히 주당 52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전체 근로자의 13%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한다. [골드만삭스]

기업들은 줄어든 노동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사람을 더 뽑아야 한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현재 고용인원의 1.9% 수준인 35만명을 추가 고용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력 충원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주 52시간 근로제가 마무리되는 2021년까지 연간 5조~9조원 상당의 인건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노동시간이 줄더라도 비용 부담으로 생산성 공백을 신속하게 메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 52시간제가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는 2021년에는 시장에 미치는 강도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종별로 보면 소매판매ㆍ숙박ㆍ외식업 등 서비스업이 가장 타격이 크고 제조업은 운송 장비와 섬유 업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방안대로 주52시간제가 시행된다면 2020년과 2021년 경제성장률은 추가로 각각 0.3%포인트, 0.6%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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