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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쇼핑매장에 '디지털'바람 … 제품정보, 갖다대면 다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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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6일 오후 서울 봉래동 서울역사 옆에 있는 롯데마트 서울역점. 주부 이모(37)씨가 매장 입구에 마련된 '미래형 점포 시범 코너'의 '스마트 선반'에서 기름 한 병을 집어들자 바로 위 대형 PDP 화면에 사진과 함께 '와이즐렉 압착 올리브유 -1만500원, 스페인산'이란 설명이 뜬다. 이씨가 물건을 집자 올리브유 병에 부착돼 있는 전자태그(RFID)를 인식하고 있던 스마트 선반이 제품정보를 화면에 띄워준 것이다. 이씨가 선반 옆에 있는 전자단말기(키오스크)에 올리브유를 접촉하자 '제조일자 2005.8.28. 유통기한 2007.8.28.' 등 자세한 제품 설명이 나온다. 이어 터치스크린 화면의 '위치'버튼을 누르자 제품이 진열돼 있는 곳을 안내했다. '조리법'을 누르자 올리브유를 이용한 요리법이 나왔다.

롯데마트는 이 미래형 점포 시범 코너를 9월께 와인 매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점원의 설명 없이도 소비자들이 와인을 손쉽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 송병삼 경영정보팀장은 "전 매장을 미래형 점포로 꾸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자태그' '채팅' '3차원(3D) 입체영상 '…. 이들 용어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만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다. 할인점.백화점.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업계는 첨단 IT를 이용해 매장을 꾸미고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

?3D 동영상에서 채팅 판매까지=온라인쇼핑몰 GS이숍(www.gseshop.co.kr)은 이달 초 사이트 내에 3D 동영상 제품코너를 선보였다. 백화점처럼 꾸며진 매장을 클릭해 들어가면 흔히 보는 백화점 1층 잡화 매장 모습이 나타나고 여기에 전시된 상품을 클릭하면 3D 동영상으로 물건을 살필 수 있다. 아직은 잡화 등 일부 품목만 3D 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대상 품목을 늘릴 예정이다. CJ몰(www.cjmall.com)은 지난달 21일 '인터넷 라이브 쇼핑 방송'을 했다. '쇼핑자키'로 불리는 판매자가 등장해 귀걸이.시계 등 상품을 소개하고, 설명이나 제품에 궁금증이 생긴 고객이 채팅을 통해 즉석에서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판매방식이다. 고객 반응이 좋아 CJ몰은 이달 말께 인터넷 라이브 쇼핑 방송을 다시 한 번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SK텔레콤과 제휴, SKT의 무선인터넷망 '네이트'에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모바일 H몰'을 구축해 4월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TV홈쇼핑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T-커머스'(TV리모컨을 이용해 쌍방향으로 물품 구매)도 IT가 적용된 대표적 판매방식이다.

◆ 매장의 디지털화=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초부터 본점 건강식품코너에 있는 홍삼제품에 대해 전자태그를 이용해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제품을 매대 옆에 있는 터치스크린에 접촉하면 제품의 정보와 이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백화점은 식품매장의 상품가격을 종이가 아니라 디지털표시기로 나타내는 '디지털 쇼카드'시스템도 구축했다. 중앙에서 전산망을 이용해 가격을 입력하면 매장의 디지털표시기에 자동으로 가격이 표시된다.

신선식품 등의 가격 움직임을 고객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종이에 가격을 써서 부착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다. 할인점 홈플러스는 신용카드.통신업체와 제휴해 3월부터 휴대전화를 결제 단말기에 접촉하면 대금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모바일결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전용카드를 발급받아 휴대전화에 장착해 이용하면 된다. 롯데마트는 서울역점에 '수산물 이력 추적시스템 코너'를 운영 중이다. 제품을 선택한 후 이력 추적 단말기에 인식번호를 입력하면 제품의 정보가 안내된다. 예를 들어 '바다섬 김'의 인식번호를 입력하면 화면에 '제품명:바다섬 김, 원산지:해남군, 제조자:아무개' 등 관련 정보가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 연구원은 "최근 등장하는 IT 응용 매장은 아직은 시범 단계지만 유통과 IT의 접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오래지 않아 대부분의 유통점이 IT로 무장해 소비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갖고 더 편리하게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장 디지털화는 업체의 관리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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