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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엔 국경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여름방학을 맞아 캠프를 하던 여중생과 교사58명이 25일의 기습폭우로 이틀간이나 고립되어 애를 태우다 미군헬기에 의해 모두 극적으로 구조됐다.
서울경희여중(교장 홍승주·62) 2학년생 50명은 교사8명의 인솔하에 2박3일 예정으로 24일부터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각동분교에서 식물·곤충채집과 수질검사 실험등을 위한 여름캠프를 시작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캠프생활은 25일 밤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장대비로 차질이 생겼고 다음날 아침엔 마을을 둘러싼 남한강물이 크게 불어 주위가 온통 물바다가 돼 완전히 고립되었다.
인솔교사들은 급히 서울의 홍교장에게 연락해 홍교장이 재해대책본부에 SOS를 요청, 부근 미군기지에서 HH-3 헬기(조종사 스티브 캘리대위)가 출동하게 되었다.
이 부근의 지리에 익숙치 못한 미군은 26일과 27일 이틀동안 이 지역을 뒤졌으나 학생들을 발견치 못했고, 27일 오후5시에야 악전고투 끝에 학생들을 발견, 각동분교 부근 착륙에 성공했다.
학생들을 태우고 이륙한 헬기는 학교주변에 고압선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갑작스레 고압선을 피하다가 헬기가 밭에 처박히는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캠프에 참가했던 조윤경양(15)은 『생명의 은인 「미군아저씨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박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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