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립공원 생태통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단골 야생동물은?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5월 지리산국립공원 정령치1 생태통로에서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담비. [사진 국립공원공단]

지난해 5월 지리산국립공원 정령치1 생태통로에서 무인카메라에 촬영된 담비. [사진 국립공원공단]

도로 건설로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하고, 자동차에 야생동물이 희생당하는 로드킬(Road-kill)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되는 생태통로.
국립공원에 설치된 생태통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단골손님'은 고라니와 멧돼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14~2018년 5년간 전국 국립공원의 생태통로에서 야생동물의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종 등 야생동물의 이용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2014년 9개 생태통로에서 야생동물이 2056회 관찰됐으나, 지난해에는 14개 생태통로에서 7921회 관찰됐다.
생태통로 1곳당 이용률도 2014년 평균 228.4회였으나, 2016년 348회, 지난해에는 565.8회로 늘어났다.

지난해 덕유산국립공원 신풍령 생태통로에서 관찰된 노루. [사진 국립공원공단]

지난해 덕유산국립공원 신풍령 생태통로에서 관찰된 노루. [사진 국립공원공단]

생태통로에 설치된 무인카메라로 살펴본 결과, 고라니·멧돼지·노루·다람쥐 등 포유류와 곤줄박이·꿩·멧비둘기 등 조류, 북방산개구리 등 양서·파충류 등 69종이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5년간 누적 이용횟수를 분석한 결과, 고라니가 1만503회로 가장 많았고, 멧돼지가 1만154회로 그 뒤를 이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I급인 반달가슴곰·산양·수달,  멸종위기 야생동물 II 급인 담비·삵·하늘다람쥐·무산쇠족제비·참매 등 멸종위기종 8종도 관찰됐다.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이용한 생태통로는 설악산 한계령 생태통로로 5년간 7994회였고, 계룡산 민목재 생태통로가 3411회, 오대산의 진고개1 생태통로가 2396회로 뒤를 이었다.

국립공원에는 총 15곳에 생태통로가 설치돼 있으나, 소백산 죽령의 생태통로는 관측장비 고장으로 이용률 분석에서 제외했다.

덕유산국립공원 생태통로에서 촬영된 고라니. [사진 국립공원공단]

덕유산국립공원 생태통로에서 촬영된 고라니. [사진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은 야생동물 생태통로 추가 설치를 비롯해 ▶야생동물의 도로 탈출 시설 설치 ▶내비게이션과 안내판 등 로드킬 저감 시설 설치 ▶훼손지 복원 등 생태환경 개선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야생동물의 생태통로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은 단절되거나 훼손된 생태계의 건강성을 향상하는 데 생태통로가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단절된 생태축 회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