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책읽기Review] 태국 방콕 시장골목 … 길에서 만난 희망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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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온 더 로드

박준 지음, 넥서스북스
324쪽, 1만3000원

태국의 수도 방콕에 있는 길이 300미터 남짓한 시장골목, 카오산 로드는 배낭여행자들의 메카로 불린다. 벼룩시장급 노점상에서 고급 카페까지 갖춘 이곳엔 세계 곳곳의 여행자들이 찾아든다. 여기서 잠자리와 먹거리를 싼 값에 해결하면서 지친 몸을 쉬기도 하고 여행지 정보와 물품을 교환하고 다음 여행지로 떠나기도 한다. 이 책은 역시 장기 배낭여행에 이력이 난 지은이가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이들과 한 인터뷰를 모은 것이다. 세계의 여행 안내서이기도 하고 꿈꾸는 이들에 관한 흥미진진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외국인과 한국인 이야기가 반씩 담겼다. 순간순간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해 동남아를 떠도는 벨기에인 커플, 회사를 그만두고 2년 가까이 아시아를 여행하며 명상과 요가를 배우고 있는 독일인 안야 등은 파란 눈에 비친 아시아를 들려준다. 낯선 길위에서 만난 자유와 해방감,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희망과 깨달음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부러움과 유혹을 동시에 느낀다. 외국어도 돈도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는 이들은 "배낭을 꾸린다는 것은 언제나 새로운 출발이자 도전이며,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부추긴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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