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유럽에 「라임병」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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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진드기에 물려 전염되는 라임병이 미국·유럽·일본의 여름을 공포분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에서만도 지난 81년이래 1만3천 예가 미 질병통제센터(CDC)에 공식 보고됐고 실제 발생환자 수는 이보다 5∼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성 관절염·뇌염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하는 라임병은 미국에서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다음가는 「공증보건의 적」으로 꼽히고 있다.
20여명의 환자발생이 보고된 일본도 최근 후생성 예방위생연구소 안에 라임병센터를 긴급 개설, 유행실태조사에 나섰다.
이 질병은 참진드기의 일종이 옮기는 균인 스피로헤타(보레리아)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수풀, 더러운 장소에 함부로 앉거나 눕는 일을 삼가야한다.
처음에는 진드기에 물린 부위가 빨갛게 돼 번지며 이와 함께 심한 두통·발열·근육통·관절통이 뒤따르기도 한다.
환자의 상당수에서는 수주일내에 증세가 없어지나 일부의 경우는 수주∼수개월 후 심각한 관절염·신경통을 일으키기도 하며 뇌염·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원래 미코네티컷주의 라임시에서 지난75년 발견됐으나 현재는 미국의 43개 주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으며 유럽·중국 등에서도 발견됐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법이 확립돼 있지 않아 증세가 나타난 뒤에야 약물치료가 가능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진드기에 물려 증세를 보이는 초기에 페니실린·테트라사이클린 등 항생제를 쓰면 각종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라임병에 대한 공식보고나 연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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