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계 “퇴로 없다” 요직 측근 인사…바른정당계 반발 예고

중앙일보

입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등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7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등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7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퇴 요구를 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의원 등에 맞서기 위해 주요 당직에 측근 인사를 앉힐 계획이다.

이에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인사권 행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19일 복수의 바른미래당 관계자에 따르면 손 대표는 20일 최고위에서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자신의 측근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앉히는 인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책위의장은 당 최고위 멤버 9명 중 한 명이고, 사무총장은 당 조직과 인력, 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이다.

오 원내대표 선출로 흔들리고 있는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손 대표 관계자는 “지난 17일 최고위 당시 손 대표가 (이들 당직의) 임명 의사를 밝혔으나 오 원내대표 등의 반대로 보류됐다”며 “이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손 대표가 사퇴를 요구한 당직자 13명 해임을 철회하는 유화책을 내놓고도 면전에서 퇴진 요구를 받아 지지자들로부터 ‘왜 약하게 물러서냐’며 비판을 받았다”며 “이제 퇴로가 없다. 더 강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가 인사를 단행할 경우 총 9명이 참여하는 최고위에는 손 대표 측(손학규·주승용·채이배·문병호), 바른정당계 4명(오신환·하태경·권은희·이준석)으로 팽팽한 구도가 그려진다.

남은 1명의 최고위원인 김수민 의원은 현 지도체제에 우호적이지 않지만, 국민의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바른정당계와 반드시 함께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손 대표 측과 바른정당계 측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의 모처에서 ‘담판 회동’을 하려고 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회동 사실이 언론에 공개돼) 꺼린다고 해서 ‘그만두라’고 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