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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고생 10여명 유흥업소 유인 |환각제 먹여 나체 춤 강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인신매매·마약사법 등 사회악 일제 소탕령이 내려진 가운데 여중1년 생을 포함한 여중· 여고생 등 10여명을 유인, 환각제를 먹인 뒤 유흥업소에서 나체 춤을 추게 해 출연료를 가로채온 사건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신정경찰서는 18일 지난4월부터 석 달 동안 장 모 양(14·M여중1년)등 10대 소녀 10여명을 유인, 자신의 집에 감금한 채 유흥업소에 출연시켜 출연료 1천여만 원을 가로챈 김경덕 씨(46· 서울 신월3동207)를 영리 등을 위한 약취유인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피해자 장 양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의 집에 무허가 연예인 알선업체인 「남부기획」을 차려놓고 여중·여고생 등 10여명을 『3백만 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연예인을 만들어 주겠다』고 유인, 이들을 자신의 집에 감금시켜놓고 동두천 미군전용술집과 이태원 등지의 유흥업소에서 나체 춤을 추도록 했다.
장 양은 구속된 김씨의 강요에 의해 수치심을 없애기 위해 환각제를 2∼3차례 상습 복용했으며 『다른 언니들도 약을 먹어 중독상태에 빠진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고 밝혔다.
장 양은 4월10일 영등포 K디스코테크에서 김씨가 보낸 「영화」 (가명· 18) 라는 여자로부터 『남부기획에서 춤을 배우면 돈도 많이 벌고 TV에도 출연할 수 있다』는 꾐에 빠져 친구 1명과 함께 김씨의 집에 따라갔다가 감금 됐다.
장 양은 김씨의 억압으로 스랜드바에서 디스코 걸로 춤추다 5월5일부터 김씨가『나체쇼를 하면 돈도 더 많이 벌고 연예인 자격증도 곧 나온다』며 나체 춤을 출 것을 강요, 6월3일 풀려날 때까지 한 달 동안 나체 춤을 추었다.
또 다른 피해자 최 모 양(17·B여고 2년) 도 3월초쯤 김씨의 아들 (18) 에게 같은 수법으로 유인돼 매일 환각제를 복용한 채 나체 춤을 추어왔다.
장 양 등은 5월 중순 다른 4명과 함께 탈출하려다 김씨에게 붙잡혀 서울 개화동 야산에 끌려가 『앞으로 또 도망치면 소나무에 묶고 때려죽이겠다』는 위협과 함께 온몸을 얻어맞기도 했다.
이후부터 감시가 심해져 전화를 걸때는 물론 미장원·목욕탕에 갈 때도 김씨가 따라붙어 『도망쳐도 어차피 내 밑의 영등포 폭력배에게 붙잡혀 맞아죽을 것』이라고 협박, 도망칠 엄두도 못 냈다.
장·최 양은 지난달 3일 업소출연을 마치고 새벽에 김씨의 봉고 차에 실려오다 술 취한 김씨가 다리난간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각각 전치 10주·20주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해 비로소 가족들에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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