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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한배 탄 공동운명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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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초호화 유람선을 타고 노사화합을 다진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함께 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면서 노사합동연수회를 갖는 「양상대학」개최가 기업들사이에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능률협회는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양상대학을 개최한데 이어 14일부터 19일까지 부산∼대판∼동경∼횡빈∼대판을 여행하면서 4백 명의 연수단을 대상으로 노사문제를 토론하고 일본의 공장을 견학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최고경영자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동남아지역 시찰단을 올해부터는 동남아 노사합동연수시찰단으로 이름을 바꿔 노사간부들이 참여하게 하고있으며 한국공업표준협회는 8월 한달 동안 두 차례에 걸쳐 6백여 명의 기업체관리자 및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동남아선상연수를 계획 중이다.
이같이 국내기업들 사이에 노사합동연수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최근 2∼3년간 격심한 노사분규를 겪으면서 사용자와 근로자간의 상호이해가 노사문제해결에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섰기 때문.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경제단체나 기관에 해외연수를 의퇴뢰하거나 규모가 클 경우 해외연수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능률협회가 실시중인 방일양상대학에는 현대중공업 초청, 제일 모직 13명, 동양화학 39명 등 몇 개기업 4백 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1인당 경비 92만원은 사용자들이 전액 부담했다.
또 앞으로 일본 외에도 미국·캐나다·유럽지역을 대상으로 노사합동시찰단을 2∼3개월에 한차례씩 보낼 계획인데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퀸 엘리자베스 호를 이용한 양상대학을 준비중이다.
이같이 배를 이용한 노사합동연수가 기업들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노사가 한배를 탔다는 공동운명체의식을 가질 수 있는 데다 비행기여행과는 달리 집중된 분위기 속에서 평소 직장에서 할 수 없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8월말 항공편을 이용, 노사합동연수시찰단을 싱가포르·인도네시아·필리핀 등지에 보낼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임금조정시기를 앞둔 2월과 9월에 실시할 계획.
대한상의도 8월말께 금성사 5명, 한미은행 2명 등 16명의 중국시찰단을 12박13일 일정으로 파견하는 등 기업들의 여름철 「휴가선심작전」이 한창이다.
각 기업들은 이밖에도 유명휴양지에 하계 휴양소를 설치하는 등 근로자들의 휴가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 바람에 설악산 등 유명관광지의 여관들은 동이난 상태다.
또한 여름휴가도 설날·추석연휴와 같이 집중적으로 실시되는 추세다. 구로공단 입주업체들은 지난해 3일간 실시하던 여름휴가를 올해는4∼5일로 늘렸으며 공단 내 1백50개 업체 (전체의 62%) 는 30일부터 3박4일간 일제히 공장문을 닫고 집단휴가를 떠난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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