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국회] 히딩크·아드보·스콜라리 그 2%의 차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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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스콜라리

한국 축구 대표 팀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또 다른 내일을 기약하며 귀국했다. 몇 일 있으면 월드컵도 4년 후를 기약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금번 독일 월드컵은 우리가 갖고 있는 축구의 현주소로 볼 때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공식 세계랭킹 17위에 등록됨으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태극전사들에게 참 잘했다고 칭찬 해주 고 싶다. 그들은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느냐와 어느 팀이 결승에 오르냐가 큰 관심이었다. 그러나 본인은 포루투칼의 스콜라리 감독이 어디까지 성적을 오를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을 추가적으로 가졌다. 우리가 앞으로 16강 이후 아니면 8강까지 가려면 스콜라이 감독을 초빙하든가 아니면 그 분의 리더십에 걸 맞는 지도자를 초빙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시를 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브라질 리그에서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말 많고 탈 많은 브라질을 우승시켰다. 그는 한일월드컵을 마치며 포루투칼 감독을 맡아 2004년에 처음으로 팀을 유로컵 결승에 오르게 했으며 금번 월드컵에서는 40년 만에 4강에 진출 시컸다.

그의 리더십은 개성 강한 선수들을 모아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데서 나 온다. 스콜라리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규율´이다. 브라질 감독 시절 대통령까지 나서서 간청한 호마리우의 대표팀 발탁을 끝내 거부했다. ´팀워크를 해친다´는 이유였다. 이처럼 투철한 규율과 강한 승부근성으로 스콜라리는 한.일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 직전의 브라질을 맡아 우승으로까지 이끌었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축구감독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알게 되었다. 각국의 감독들은 세계가 알아주는 명장들이다. 그러나 명장 중에서도 명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드보 감독도 훌륭한 감독이지만 히딩크 감독 보다는 2% 부족한 무엇인게 있고 히딩크 감독은 스콜라이 감독보다도 2% 부족한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느겼다. 그것은 기본적인 전술 운영의 능력과 축구에 대한 열정을 뛰어 넘는 멘탈 과 혼, 태도에서 발견할 수 있다.

-4월 잉글랜드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독일 월드컵을 끝으로 잉글랜드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하자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차기 감독으로 영입하려 했던 인물이 포르투갈 감독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였다. 하지만 그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그 제안을 수락한다면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와 붙게 됐을 때 내가 어떻게 우리 선수들에게 사력을 다하라고 독려할 수 있겠는가.'- 조인스닷컴

그 시간 아드보는 러시아 클럽 팀과 월드컵 이후를 생각하며 열중해 있었다. 아드보는 16강 진출 실패 이후 바로 다음 날 떠났다. 그는 월드컵 기간 중 혼신의 힘보다도 이후를 먼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제안을 수락한다면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와 붙게 됐을 때 내가 어떻게 우리 선수들에게 사력을 다하라고 독려할 수 있겠는가.'라는 스콜라리의 태도와 혼, 열정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진정한 리더십이 나올 수가 없다.

이번 예선전에서 아드보의 선수 용인에 대해 비판을 하지만 결과론적 이야기다. 문제는 근성에 있었다. 치열한 심리전에서 아드보는 실패했다. 토코와 스위스 등과의 기 싸움에서 졌다. 히딩크처럼 교활하고 간교한 점이 부족했다. 김응용 감독이 오랫동안 명장으로 대접받는 것은 기 싸움과 심리전에서 능수능란했기 때문이다.

히딩크도 명장 중의 명장이지만 스콜라리를 뛰어 넘을 수 없다. 해외 전지훈련에 애인을 데리고 나타났다. 선수들은 고된 훈련에 지쳐 있을 때 애인과 엔조이를 즐겼다. 애인한테 명품을 사 선물했다.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이다.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선수들이 진정으로 그를 존경하겠는가.

스콜라이 감독은 명장 중의 명장이다. 엄격하지만 인간미도 갖고 있는 이웃집 아저씨 같다. 촌스럽고 고집스럽지만 수범으로서 선수들을 장악한다. 그라운드에서 팀을 해선 기 싸움 잘 하는 열혈남아요, 잘 하는 선수에겐 두 손을 벌리며 먼저 달려가 껴 않은 아버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히딩크의 쇼맨십과 아드보의 가식이 아닌 진실함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다.

왜 그는 히딩크도 해 보지 못한 월드컵 우승을 했으며 유럽컵에서 2위를 했을까 브라질이라고 무조건 우승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는 능력과 눈에 보이지 않은 기 싸움과 심리전, 조직 장악력, 선수들 스스로가 움직이게 하는 동기부여 제공 등에서 히딩크를 뛰어 넘고 있다. 또한 선수들에게 본이 되는 생활을 통해 태도의 진지성, 일관성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본인은 축구 전문가 아니라 왜 그가 명장의 대우를 받는지는 더 이상 알지 못한다. 축구 문외한이 이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면 그는 분명 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다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1차적으로 제대로 된 감독 선임이 중요하다. 능력은 기본이요, 태도와 정신이 제대로 되어 있고 열정에 차 있는 그런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

명장 가지고는 안 된다. 명장 중의 명장을 찾아야 우리의 축구를 10강안에 들 수 있게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이제 히딩크나 아드보는 그 나물에 그 밥일 뿐이다. 현재 스콜라리의 주가는 ´상한가´다. 독일 월드컵과 함께 계약이 끝나는 스콜라리를 데려오기 위해 잉글랜드뿐 아니라 브라질도 나섰다. 포르투갈도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질베르투 마다일 축구협회장이 독일에 머무르고 있다.

(이 글은 인터넷 중앙일보에 게시된 회원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중앙일보의 논조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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