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해야할 주한미군 철수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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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독일의 역사학자「F·마이넷케」는『국가이성』이란 저서에서 「국가이성」은 절대적이라고 했다.「국가이성」이라는 용어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국가이익」이라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자유화」「민주화」가 각계각층에서 운위되고있는 요즘 다시 한번 「국가이익」을 생각하고 그에 해독을 끼치는 자유화·민주화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것을 심각하게 느꼈다.
국가가 마르크스주의에서 말하고있는 바와 같이 계급지배를 위한 권력적 장치라고 하더라도 국가가 망해버리면 지배계급도, 피지배계급도 다 없어지고 만다는 것을 세계사는 가르쳐주고 있다. 멀리 로마에 의해서 멸망당한 카르타고는 말할 것도 없고, 같은 피를 갖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동 민족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백제가 신라에 의해서 망하게되자 백제인의 3분의1이 2천여 척의 배를 타고 일본에 갔다는 것이 일본서기에 적혀있고, 나머지는 반노예가 되었다고 한다
6공이 들어선 후·우리 나라는 안보가 크게 흔들리고있다. 북은 정치·경제·문화 각방면에서 남에 거점을 확보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내부혼란을 조장, 대한민국을 파괴하려하고 있다.
특히 「통일」을 내세워 우리 국민의 국방의식을 말살시키려 하고 있으며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조국은하나」라는 주장을 내걸고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6·25사변 전 미군이 철수하지 않았더라면 6·25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최근 전대협과 임수경 양 등의 평양 발언을 듣고 해방직후라면 몰라도 6·25를 겪고 또 사회주의 실험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는 엄연한 사실이 사회주의진영사람에 의해서 확인된 마당에 초 스탈린 체제를 그냥 유지하고 있는 북을 긍정하려는 태도에 아연할 뿐이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떻게 세워지고 지켜진 나라인가. 6 ·25가 터지자 세계도처에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십자군이 몰려와 이 나라를 스탈린주의가 지배하는 노예상태로부터 구해냈다. 이것은 세계사적 사건이었다. 낙동강전선의 일각(영천)이 무너지려고 할 때 자유를 사랑하는 대학생 44명이『총을 주시오』하고 총을 받아『어머니, 어머니』하면서 산화했던 것이다·
교원노조도 곤란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사제간도 부가간과 마찬가지로 선생이 제자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부등가 교환관계에 있어야 제자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 평민당 김대중 총재가 주한미군 감축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를 받았다. 만약 주한미군감축서의 북의 지하조직운동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며 기업은 투자의욕을 잃게되고 민심이 들뜨게 될 것을 김 총재가 잘 모르고 그런 소리를 했는지 매우 걱정스럽다.
또 허심탄회하게 북과 대화하겠다고 하지만 상대방이 김현희 사건 같은 보통사람의 뇌 세포로서는 발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을 꾸며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왜 간과하는가. <임원준·서울대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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