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성추행 논란…“자해공갈”vs“2차 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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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성의원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문 의장이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볼을 만지는 모습. [뉴스1]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성의원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문 의장이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볼을 만지는 모습. [뉴스1]

자유한국당이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 과정에서 불거진 문희상 국회의장의 성추행 논란에 대한 반발을 이어갔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어제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성추행 국회의장은 황급히 자리를 떴고, 병원행을 자처하더니 국회의장 대변인은 ‘자해공갈’이라며 피해 의원을 가해자로 몰아 2차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장의 성인지 수준도 굉장히 개탄스러운 일이지만, 어제 나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언과 태도 역시 굉장히 가관이었다”며 “자신들의 의원의 성 문제에 유독 소극적인 민주당이 급기야 가해자까지 두둔하고 있는 희대의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SNS에 ‘온갖 무례를 저질러 놓고 오히려 성추행 운운하고 있는 상황에 탄식을 금할 수가 없다’고 적은 데 대해 “피해자를 2차 가해하는 듯한 발언”이라며 “어떻게 이런 내용을 SNS에 올릴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국회의장은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며 민주당 의원들도 2차 가해한 점에 대해서 명백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지난 24일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사보임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문 의장이 자당 임이자 의원의 양 볼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의장실을 나가려던 문 의장과 이를 막아선 임 의원 사이에 신체 접촉이 있자 임 의원은 이를 성추행이라고 지적했고, 문 의장은 이에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라면서 임 의원의 양 볼을 만졌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계성 국회대변인은 “전형적인 자해공갈”이라며 “몸싸움 과정에서 자리를 빠져나가다 서로 신체가 닿았는데 그걸 성추행이라 하니 의장이 순간적으로 화가 나 ‘이러면 성추행이냐’며 두 뺨에 손을 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실은 입장문을 통해 “한국당 의원들이 다음 일정을 위해 이석하려는 문 의장을 가로막아 사실상 감금 상태가 빚어졌다”며 “이는 국회 수장에 대한 심각한 결례이자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완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태로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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