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한 번 실패하면 만회 힘들어 한국 학생들 공부에 흥미 잃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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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국제적인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국 학생들은 늘 최상위권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 부분을 평가하면 언제나 최하위권에 머물죠."

어린이와 청소년의 학습동기를 연구해 온 봉미미(40)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한국 특유의 학교 및 가정 교육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성적 때문에 끊임없이 다른 아이와 비교당하고, 시험에서 한 번만 실패하면 만회할 기회가 거의 없는 교육 환경이 우리 아이들을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봉 교수는 이같은 연구 실적을 인정받아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심리학회인 미국심리학회(APA)가 주는 '리처드 스노 초기 업적상'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0년이 지나지 않은 소장 학자 가운데 한 명을 골라 매년 시상한다. 비영어권의 아시아 학자가 수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부를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자신의 지능과 능력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성적도 나쁜 거예요." 봉 교수는 따라서 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학습 동기부터 일깨워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아이가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과 공부를 연결시키면 자연스럽게 동기가 부여된다는 것이다.

봉 교수는 이대 졸업 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석사(교육공학), 남가주대에서 박사(교육심리)학위를 받았고, 2003년 3월부터 이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글=신예리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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