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끝나기도 전에 ‘정의당 데스노트’에 오른 이미선 후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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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정의당 데스노트’에 올랐다. [중앙포토·연합뉴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정의당 데스노트’에 올랐다. [중앙포토·연합뉴스]

판사 재직 중 35억원대 주식을 과다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정의당 데스노트’에 올랐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30분 서면 논평에서 “이 후보자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정도의 주식투자 거래를 할 정도라면 본업에 충실할 수 없다. 판사는 부업이고 본업은 주식투자라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라고 질타했다. 이 시간은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던 때였다. 정의당이 인사청문회가 끝나기도 전에 특정 고위 공직 후보자를 겨냥해 부적격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국민이 바라는 헌법재판관은 다양한 국민의 생각을 포용하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시대의 거울”이라며 “그 규모나 특성상 납득하기 어려운 투자 행태로 국민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다”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속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에는 청문회 후에도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보수 야당들이 지명철회나 자진사퇴를 거세게 요구하는 와중에 캐스팅보트처럼 ‘데스노트’를 꺼내 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날 한국당 소속의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후보자 머릿속이 주식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을 텐데 어떻게 재판 업무를 하나”라면서 “상식적으로 어떻게 부부 사이에 주식거래를 모를 수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여 위원장에 대한 회의 개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004년 2억 9000만원 재산이 2019년에 46억원이 됐다”면서 “주식의 신”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관련 자료를 보면 후보자 명의로 1300회, 배우자 명의로 4100회 주식거래를 해 총 5000회 이상 주식거래를 했다”며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처럼 남편과 주식투자를 하지 왜 헌법재판관이 되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를 엄호하던 민주당 의원들도 이 후보자의 해명이 제자리만 맴돌자 “판·검사는 국민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주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금태섭 의원), “야당 요구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출해주셔야 할 것 같다”(표창원 의원), “국민 정서상 반하는 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백혜련 의원), “의혹이 확인되면 사퇴하셔야 한다”(김종민 의원)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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