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올해 글로벌 경제 70%가 성장둔화”

중앙일보

입력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공회의소에서 “세계 경제가 모멘텀을 잃어버렸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경기침체에 들어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가 둔화하는 것은 맞지만, 경기침체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워싱턴 상공회의소에서 연설 #"경기침체 우려할 수준은 아냐" #브렉시트, 무역 긴장은 불안요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그는 경기침체 위험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금리 인상 움직임을 멈추고 더 많은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성장에 일부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의 부양책 또한 세계경제 침체를 막아내는 방패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 정상회의에서 ‘4대 먹구름’을 거론하며 세계경제 침체를 우려했던 모습에서 다소 누그러진 뉘앙스다. 당시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성장하고 있는 경제를 목도하고 있다”면서 “구름이 너무 많으면 한 번의 번개만으로도 폭풍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풍을 일으키는 ‘4대 먹구름’을 무역 긴장과 관세 인상, 금융 긴축,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한 불확실성,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가속 등이라고 설명했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힘줘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년 전만 해도 세계 경제의 75%가 성장하는 상승을 경험했지만, 올해는 약 70%가 성장 둔화를 겪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에 방점을 찍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브렉시트와 높은 부채, 그리고 무역 긴장감 등을 고려할 때 반등은 완전히 장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승자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누구도 무역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무역장벽을 낮추고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현대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미ㆍ중 무역협상이 결렬돼 확전 양상을 보이며 상대의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최대 0.6%, 중국은 최대 1.5%를 깎아 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의 3.7%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3.5% 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합리적”이라면서도 “다음 주 업데이트된 전망을 받아보면 알 수 있겠지만, 하향 조정 이후 더 많은 모멘텀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다음주 발표되는 IMF 세계 경제전망 업데이트에서 3.5%에서 추가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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