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급증·연체율도 동반 상승…“이자 상환 못하는 사람 더 많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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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점포. [연합뉴스]

비어있는 점포. [연합뉴스]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이 크게 늘어났지만, 동시에 연체율도 함께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출 증가 속도보다 연체액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음을 의미한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에서 연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보통 대출이 급증할 때는 연체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분모인 전체 대출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1%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개인사업자의 업종별로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이 0.82%로 1년 전보다 0.18%포인트 올랐고 도매 및 소매업(0.70%)도 0.06%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업(1.76%)은 0.64%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광업(1.18%)과 하수ㆍ폐기물 처리 원료재생 및 환경복원업(0.85%)이 각각 0.55%포인트, 0.54%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업(0.33%)도 0.12%포인트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 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은 38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5.8%에 그쳤다.

이같이 대출이 빨리 늘어나는데도 연체율이 올라간 것에 대해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자 상환을 못 하는 사람들이 더 빨리 늘었다는 의미”라며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연체율까지 올라가면서 금융당국도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자영업자 대출 중 비중이 가장 큰 부동산ㆍ임대업을 중심으로 총량 관리에 나서는 등 자영업자 대출이 연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영업자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연체율도 조금씩 오르고 있어 경계심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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