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장이 뛴다, 한화가 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들이 뛰기 시작했다. 덕분에 한화의 공격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13-5로 대승, 2연승을 달렸다. 안타 수는 9-12로 NC에 뒤졌으나 사사구(13개)을 많이 얻었고, 공격적인 주루로 득점 흐름을 이어갔다.

한화 4번타자 호잉은 화끈한 타격 못지 않게 공격적인 주루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 4번타자 호잉은 화끈한 타격 못지 않게 공격적인 주루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특히 4번타자 호잉(30)의 베이스러닝이 인상적이었다. 호잉은 1-3으로 뒤진 3회 말 1사 1·2루에서 NC 선발 루친스키로부터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NC 수비가 중계 플레이를 하는 틈을 타 호잉은 2루까지 내달려 세이프 됐다. NC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만큼 간발의 차였다.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5번타자 김태균(37)이 때린 땅볼이 루친스키에게 잡혔다. 2루주자 호잉과 3루주자 송광민(36)의 리드 폭이 커서 아웃될 위기였다. 루친스키의 타킷은 호잉이었다.

지난해 23도루를 성공한 호잉은 올해도 공격적인 주루를 보인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23도루를 성공한 호잉은 올해도 공격적인 주루를 보인다. 프리랜서 김성태

호잉은 포기하지 않고 런다운 플레이를 뚫었다. 3루쪽에서 과감히 2루 귀루를 선택했다. 호잉이 공격적으로 뛰자 NC 유격수 손시헌이 공을 떨어뜨렸다. 그 사이 타자주자 김태균도 열심히 뛰어 주자 올 세이프. 무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다.

루친스키는 크게 흔들렸다. 6번 이성열(35) 타석 때 폭투로  3루주자 송광민의 득점을 허용했다. 이성열은 루친스키의 높은 직구를 밀어쳐 좌월 역전 3점홈런을 날렸다. 한화는 3회 타자일순 하며 8점을 뽑았다. 점수차가 크게 난 뒤에도 한화 선수들은 열심히 달렸다. 경기 전 세찬 비가 내려 그라운드가 미끄러웠는 데도 수비와 주루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다.

호잉은 지난해 23도루를 성공할 만큼 호타준족이다. 지난 6경기를 하는 동안에도 도루 2개를 했다. 도루 기록이 아니더라도 항상 열심히 뛰고 있다.

팀 리더 김태균도 '폭주'하고 있다. 지난 28일 KIA와의 광주전 4회 기습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016년 7월 28일 대전 SK전 이후 무려 936일 만의 도루였다. 몸을 날려 상대의 허를 찌른 것이다. 김태균은 지난 29일 NC전에서 2회 좌중간 안타를 때리고 2루까지 달렸다. 예전 같으면 1루에서 멈췄을 타구였지만 기어이 2루타를 만들었다.

한화 김태균도 936일만에 도루를 성공하는 등 '뛰는 야구'에 적극적으로 합류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 김태균도 936일만에 도루를 성공하는 등 '뛰는 야구'에 적극적으로 합류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화의 시즌 출발은 좋지 않다. 지난해 30도루를 성공한 이용규가 시즌 전 '트레이드 파문'으로 전력에서 제외돼 있다. 28일에는 유격수 하주석이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다.

여러 악재 속에서 한화는 4승3패(공동 3위)를 기록 중이다. 1~2번 테이블세터는 물론 호잉·김태균·송광민·이성열로 이어지는 3~6번 베테랑들이 몸을 날리듯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시즌 첫 홈런을 날린 김태균은 "고참끼리 모여서 대화를 자주 한다. 우리부터 잘해보자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더그아웃에서 주먹을 맞대고 있는 호잉과 이성열(오른쪽). 프리랜서 김성태

더그아웃에서 주먹을 맞대고 있는 호잉과 이성열(오른쪽).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