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아태차관보 지명자 “北에 여러번 속아…대북압박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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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 [사진 연합뉴스TV]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 [사진 연합뉴스TV]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가 27일(현지시간) 북핵 문제를 동아시아 지역 문제의 가장 시급한 안보 문제로 꼽으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제재를 통합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스틸웰 지명자는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동아시아 지역에 중요한 도전 과제들이 남아있는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며 “미국은 중국과 장기적인 안보 문제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협조해야 할 상대”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는 미국과 모든 당사국이 따라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는 이미 북한의 말에 여러 번 기만을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말만 믿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스틸웰 지명자는 “북한 영변 핵시설이 처음 발견됐던 1994년 당시 내가 한국 군산공군기지에서 복무했던 때와 비교하면 지난 20여년 간 상황이 훨씬 좋아졌다”며 “특히, 지난 2년 동안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정책을 펴면서 핵 시설이나 미사일 시험, 도발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틸웰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도 언급했다.

그는 “수십 년간 철통같이 이어져 온 한미동맹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과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유지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스틸웰 예비역 공군준장은 동아태 차관보로 지명했으며, 지난 1월 16일 의회에 인준을 요청했다.

동아태 차관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대니얼 러셀 차관보가 2017년 3월 사임한 이후 수전 손튼 대행체제로 유지되다가 지난해 7월 손튼 대행이 사퇴한 뒤 공석 상태였다.

2015년 준장으로 예편한 스틸웰 지명자는 현재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 내 중국 전략 포커스 그룹의 소장을 맡고 있으며, 하와이 소재 이스트웨스트 센터의 선임 방문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 합동참모부에서 아시아 담당 부국장을 지냈고, 중국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무관으로도 근무하는 등 아시아 지역과의 인연이 깊다. 또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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