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조관련 딸 직위 해제 아버지가 목매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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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6일 오후 5시50분쯤 부산시 청학2동 447 이상효씨(54·무직) 집에서 이씨가 교직원노조 부산지부산하 초등지회장을 맡은 둘째딸 성림씨(30·동삼국교교사)가 직위해제된 것을 비관, 목매 자살했다.
이씨의 부인 정막동씨(59)에 따르면 이날 오후1시쯤 남편 이씨가 『성림이가 아무래도 학교에서 무슨 일을 당한 것 같으니 학교에 가 보겠다』며 집을 나간후 오후5시쯤 집으로 돌아와 『성림이가 해직되었다. 이제 모든 것은 끝났다』면서 방안으로 들어갔는데 50분쯤뒤 방안에 남편이 보이지 않아 찾던중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이씨가 2m20㎝ 높이의 창문고리에 빨랫줄로 목매 숨져 있었다.
동삼국교측은 이씨가 이날 학교에 와 이우중교장(56)에게 『딸이 구제될 길이 없느냐』고 호소했다가 『현재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실의에 차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농성중인 딸 이교사를 데려가 달라는 요청을 학교측으로부터 받고 이교사에게 『함께 가자』고 했으나 이교사가 『나만 갈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학교측은 덧붙였다.
이교사는 22일 전교조 동삼국교분회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23일 직위해제된후 24,25일은 출근하지 않았다가 이날 출근, 수업을 하려했으나 이교장으로부터 거절당하고 전교조부산지부교사 18명과 함께 교무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교사는 22일 교직원노조 동삼국교분회 결성당시 이교장등 저지교사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교장으로부터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었다.
한편 26일 오후10시20분쯤 이씨의 자살소식을 들은 동삼국교 이교장이 충격을 받고 졸도, 위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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