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양동생 위원장 일문일답|"2보 전진위한 1보 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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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동생 노조위원장 (37)은 일요일인 25일 오후 3시간에 걸쳐 대의원 간담회를 주재한 뒤 오후 4시30분 본관 소회의실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노조와 노조원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사태 수습 차원에서 28일까지 정상 조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대의원들이 조합원들을 설득, 26일의 대의원 대회와 27일의 조합원 전체 찬반투표를 거쳐 28일 정상조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일정을 밝히고 『만약 이전에 공권력이 투입돼 사태를 악화시킨다면 이는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고 경고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김영삼 민주당 총재와 김기춘 검찰 총장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구속자 5명에 대한 선처와 더 이상의 구속자가 없도록 힘써 주겠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몹시 피로한 기색이었으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의원 대회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이 같은 결정이 부결될 수도 있지 않은가.
▲대의원들끼리는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도 가결될 것을 확신한다. 회사측과의 잠정 합의안에 대해 반발이 있었던 것은 우리 간부들이 조합원들에게 방향 제시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오늘 간담회에는 전 대의원이 다 참석했나.
▲대부분 참석했다. 정확한 숫자는 말하지 않겠다.
-노조의 방침이 다시 급선회한 것은 어떤 이유에선가.
▲사태수습 차원에서라고 아까 얘기하지 않았나. 노조원들끼리 서로 생각과 방향이 틀렸던 것이 정리돼한 목소리가 됐다고 이해해도 좋다.
오늘 아침 5명이 구속된 것이 다소 영향을 끼쳤다고 봐도 좋은가
▲그렇다.
-24일 회사측이 잠정 합의안을 정식으로 철회한다고 발표했는데.
▲그것은 회사측의 액션에 불과하다. 그 같은 일로 문제 삼는다면 회사가 사업할 뜻이 없다는 얘기다.
-정상 조업 전에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노가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이는 대우 조선을 희생양으로 노조탄압을 꾀하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시간 벌기 작전이나 위장 조업은 아닌가.
▲양심을 걸고 말한다. 아니다.
-결국 노조의 굴복인 셈인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해달라.
양위원장은 회견을 마치면서 『정부는 앞으로 노동자·영세민 등 「없는 자」를 위한 정책을 펴나가 주고 노사 관계가 자율적으로 진행돼 나가도록 해달라』고 말한 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러우며 앞으로 노사 화합·공존 공영으로 흑자기업이 되도록 노력,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장승포=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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