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여성대통령 시기상조" 해명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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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사진)이 최근 논란이 된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에 대해 해명했다고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이 시장은 27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오찬간담회 발언을 전한 언론보도로 인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맹공격을 받은 바 있다.

오마이 뉴스에 따르면 이 시장은 3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기자가 물었을 때 박 대표를 전제하고 질문하는 것 같아서 내가 대답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이야기를 했더니 미국은 어떠냐고 물었다"며 "미국은 우리보다 앞서가긴 하지만 언론보도를 참고하면 빠르다, 늦다는 논란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기사가 안 되니까 그런 식으로 보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먼저 '여성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는데, 국내문제에 답을 안 하니 기자가 해외쪽으로 말을 돌려 그렇게 질문했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의 모임 '박사모'는 28일 성명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로서 성차별을 들고 나온 것은 비겁한 표현이다, 어설프고 흠투성이인 남자보다 10배는 유능하고 깨끗한 정치인인 박근혜님이 대통령이 되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이 시장을 비난한 바 있다.

이 시장은 기업 상속세의 대폭적인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외국에서는 기업을 상속할 때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상속세가 낮다"며 "국내에서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정책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분명히 했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이 골수 보수에서 벗어나려면 개혁성향의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이재오 의원을 말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게 얘기하면 다른 후보들이 섭섭해한다, 개인적으로 강재섭 의원과도 가깝다"고 답했지만 속내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우리 당이 나가야 될 목표가 있습니다. 보수다, 영남당이다, 또 비개혁적이다 하는 여러 가지 얘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다 떠나서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좋겠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개혁적인 정책을 써야한다, 변신을 가져와야 된다고 했기 때문에…."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이 시장이 추진하던 오페라하우스 건설을 재고해보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래의 문화도시 문화국가로 가는데 지금 모든 도시들이 (오페라하우스 건설을) 경쟁하고 있다"며 "오 당선자도 검토하면 (건설에) 동감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서울시 직원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이임식을 마지막으로 민선3기 서울시장 직에서 물러난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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