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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밀어붙이는데…갤럭시S10 5G폰 월말 출시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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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로 떠오른 ‘이달 말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스케줄에 맞춘 단말기는 결국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모델로 귀결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상용화 일정에 보조를 맞추고자  LG전자가 신작 스마트폰 ‘V50 씽큐’ 출시 일정을 서둘렀지만, 칩셋 조달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LG전자 V50씽큐는 4월 중순 출시

4일 이동통신 업체의 한 관계자는 “퀄컴이 LG에 납품하는 5G 모뎀칩 양산 일정으로 볼 때 이달 말 출시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퀄컴의 납품 계획에 따라 LG의 V50 양산 스케줄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KT 등 통신업체에 따르면 LG의 첫 5G 스마트폰 V50 씽큐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 정도에나 실제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V50을 포함해 LG전자가 판매하는 스마트폰에는 퀄컴의 반도체가 곳곳에 탑재된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 모뎀칩 역시 5G가 가능한 퀄컴의 ‘X50’이다. 퀄컴은 오는 5월께 5G 모뎀칩을 양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LG와 달리 삼성 ‘갤럭시S10 5G’ 모델엔 퀄컴 칩 대신 자신들이 개발한 5G 모뎀칩 ‘엑시노스 5100’이 탑재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S10 5G 모델을 오는 22일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해 이달 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단말기 업체 관계자는 “3월 말 출시를 위해서는 모뎀칩 문제뿐 아니라 품질 안정화 같은 이슈가 있다”며 “현재로써 일정 내 제품을 내놓는다고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LG는 지난달 MWC 19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V50씽큐를 공개했을 때에도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이달 말을 목표로 핸드셋(단말기)·이동통신장비 모두 5G를 상용화해야 한다며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한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LG유플러스 사옥을 방문한 자리에서 “LG전자의 5G 스마트폰이 3월 말 출시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1979년 금성사에 입사해 2004~2006년 LG CNS 부사장을 지낸 ‘LG맨’ 출신이다.

이통 업계에선 정부가 무리하게 ‘5G 세계 최초’를 1996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 때처럼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통업체 임원은 “90년대와 2019년을 같은 기준으로 놓고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5G 단말기가 있어도 실제 통화·메시지는 LTE로 이용한다면 그게 무슨 5G이겠냐”고 꼬집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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