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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누구나 숙면할 수 있게 가성비 좋은 스프링 없는 매트리스 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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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인터뷰 - 프로젝트 이끈 이상미 라쏨 공동대표

서울시의 ‘2017 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수면기본권 되찾기 프로젝트를 이끈 이상미(사진) 라쏨 공동대표는 올해 29세인신세대다. 그는 또래인 청년들의 수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로 가득하다. 그는 UC버클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업체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4년간 근무하다 퇴사하고 2015년 라쏨을 창업했다. 서울시와 협력해 청년의 수면 해결사로 나선 이 대표에게서 ‘프로젝트슬립 매트리스’ 개발 뒷이야기를 들었다. 

‘가성비’ 매트리스를 추구하는 이유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룸메이트가불면증으로 고생했다. 같은 방에서 룸메이트가 잠을 잘 못 자면 나도 덩달아 못 잤다. 침대가 좋아야 한다는 일념하에 당시학교 자선 경매로 100만원을 호가하는 매트리스를 30만원가량으로 낙찰 받아 구입했다. 그때 ‘하이브리드 폼’이라는 매트리스를 처음 접했다. 라텍스·메모리폼 등 여러 방식의 매트리스가 결합된 형태다. 딱딱한 스프링 매트리스에서만 잠을 자본 나로서는 신선했다. 여기에 몸이 너무 푹 잠기는 느낌을 보완해 탄성 있는 토퍼를 매트리스 위에 얹어 나만의 매트리스 ‘레시피’를만들었다. 미국에서 사용한 매트리스 레시피 대로 국내에서 비슷한 것을 찾아 구색을맞추려 했지만 매트리스만 수백만원이어서 엄두를 못 냈다. 매트리스 브랜드 제품상당수는 중간 유통 단계가 복잡해 원가가높지 않아도 가격이 비싸다. 예비부부의 경우 매트리스에 어느 정도 예산을 책정하지만 청년들은 일반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그래서 가성비 좋은 매트리스를개발하기로 결심했다.”
스프링 없는 매트리스를 개발했는데.
“과거 회사에 다닐 때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하느라 수면 시간이 짧았다. 화장실라디에이터 위에서도 자봤다. 쪽잠을 자더라도 ‘잘’ 잘 수 있는 매트리스를 만들고 싶었다. 양질의 수면은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해서다. 수면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해외 논문 수백 개를 탐독했다. 스프링 매트리스의 경우 몸을 지탱하는 스프링과 스프링 사이에 간격이 생긴다. 신체 부위 중 압력을 많이 받는 지점(압력점)이 생긴다. 이압력점은 신체 특정 부위가 저리거나 통증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스프링이 없는 메모리폼 매트리스는 마치 수백만개의 작은 스프링이 있는 것처럼 신체 부위 가 곳곳에 힘을 나눠 받는다. 두드러지는압력점 없이 체중이 고르게 분산돼 숙면을취할 수 있다. 그래서 스프링 없는 매트리스를 개발했다.”
패션 모델 출신인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학교 모델, 여러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런웨이 모델로 일했다. 자연스레 패션·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다. 브랜드를 운영할 때 패션 감각의 색채가 반영된다. 매트리스 제품 위주로 촬영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패션 화보를 찍듯 색채를 촬영에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매트리스 하나만으로도 실내 인테리어를 살리도록 신경 썼다. 일반적으로 매트리스 제품 사진엔 제품만 찍는 컷이 많다. 프로젝트슬립은 사진에 사용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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