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추리닝 입고 취재…北 심야 회견장 '기이한 풍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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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된 데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북한이 1일(현지시간) 새벽 깜짝 기자회견을 열면서 베트남 하노이에 있던 각국 취재진이 황급하게 북측 숙소인 멜리아호텔로 모였다.

이날 오전 12시 10분쯤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외무상 등은 북미 정상의 핵 담판 결렬과 관련해 그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밝힌 1일 새벽(현지시간) 취재진이 멜리아호텔 인근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가로막혀 있다. [연합뉴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멜리아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밝힌 1일 새벽(현지시간) 취재진이 멜리아호텔 인근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가로막혀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 소식이 한밤중에 긴급하게 전해지면서 숙소에서 쉬다가 뛰어나온 듯 추리닝 차림의 기자들도 있었다. 급하게 상의만 차려입고 추리닝 반바지를 그대로 입고 온 외신기자도 있었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자 한 외신기자가 상의만 차려입고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북한 이용호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제2차 북미정상회담 북측 대표단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자 한 외신기자가 상의만 차려입고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북측은 이날 회담장에 기자들을 상대로 취재비표와 신분증 등을 확인한 뒤 일부 매체를 골라 들여보냈다. 이 탓에 각국 취재진 60여명이 호텔 앞에서 대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진입을 시도하다가 “반대쪽으로 돌아가라”는 베트남 공안의 안내에 취재진 수십명이 한밤에 사다리를 들고 뛰는 풍경도 벌어졌다.

입장하지 못한 일부 매체들은 현장에서 바로 생중계를 진행했으며, 매체 간 경쟁으로 도로 한 복판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작은 소동도 있었다.

한편, 이 외무상은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민수 경제,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제재 항목을 해제해야 한다는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며 “영변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등 모든 시설을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회담 과정에서 미국 측이 영변 지구 폐기 외에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다”며 “따라서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음이 명백해진 것”이라고 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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