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전년대비 25%↓, 2월 수출 11.1%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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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탓에 2월 수출이 전년 대비 11.1% 줄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수출은 395억6000만 달러(-11.1%)를 기록했다. 수입은 364억7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2.6% 감소했다.

수입이 줄어든 품목은 원유(수입 물량 감소)·액화천연가스·반도체 제조 장비 및 전동기・발전기(설비 투자 감소) 등이었다. 무역수지는 31억 달러로 85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반도체 수출[사진 SK하이닉스]

반도체 수출[사진 SK하이닉스]

수출 급감의 원인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다. 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4.8% 줄어든 67억7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전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대에서 17%로 줄었다.

반도체 수출액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수출액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반도체 수출이 급감한 배경에는 메모리 단가 하락과 수요 부진이 있었다. 우선 디램 가격(8Gb)이 2018년 2월 9.3달러에서 올해 2월에는 5.9달러로 36.8% 폭락했다. 낸드플래시 가격(128Gb)도 같은 기간 6.7달러에서 5달러로 25.2%나 빠졌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고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시기가 조정되면서 수요도 위축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만, 올해 반도체 메모리 가격과 수출 하락 국면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에 따라 하반기 안정화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이 타격을 입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13대 수출제품과 비(非)13대 수출 제품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78.4%대 21.6%에서 이번 2월에는 75.6%대 24.4%로 바뀌었다.

석유 관련 제품은 국제유가가 전년 대비 3%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발 공급물량 증가, 베트남 신규 시설 가동 등 공급량이 늘면서 수출 단가가 전년 대비 4.4% 내렸다.

한편 자동차(2.7%)・일반기계(2.7%)・철강(1.3%) 등 주력품목은 소폭 증가했다. 또 신 수출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24.5%)·2차전지(10.7%)·유기발광다이오드(OLED·7.9%)·전기차(92.4%)·농수산식품(2.9%)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은 대(對)중국 수출 부진이다. 2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17.4% 줄었다. 우리나라 제1 수출국(2018년 기준 26.8%)인 중국의 성장둔화 등 영향으로 4개월 연속 수출이 줄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도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속해서 하향 조정(2018년 7월 이후 3차례)하는 등 올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IMF는 2019년 경제성장률을 3.9%(2018년 7월)→3.7%(2018년 10월)→3.5%(2019년 1월)로 세 차례 하향 조정했다.

2월 수출이 줄어든 배경에는 설 연휴 등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0.5일)도 있었다.

산업부는 "1월보다 2월 수출 감소율이 확대(-5.9%→-11.1%)되었지만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평균 수출은 올해 1월 19.3억 달러에서 이번 2월 20.8억 달러로 7.9% 늘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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