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에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 폐쇄’ 제안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자금”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26일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하는 게 급선무”라면서 “관광이 재개되고 공단이 재가동되면 연 1억5000달러의 현금이 (북한으로) 들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그 대가로 미국 측에 영변 핵시설 폐쇄를 제안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영변 핵 시설은 수십년간 가동됐기 때문에 꽤 노후화돼 있다. 이미 폐쇄 처분했어야 할 오래된 시설을 (미국에) 넘기고 핵·미사일은 유지하면서 제재 문제를 해결해가자는 게 북한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군사력으로 남북한 통일을 목표로 했었지만, 그것마저 제대로 안 됐다. 그나마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핵무기”라면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영변 핵시설 폐쇄만으론 북한의 비핵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북한이 핵무기 및 핵 관련 시설 목록을 제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