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5ㆍ18 공방…망언마케팅에 연쇄 반응?

5ㆍ18 폄훼 논란에 대한 여야 공방이 17일에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연합뉴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전날 귀국 기자회견 발언을 문제 삼았다. 나 원내대표가 5ㆍ18 논란과 관련해, “일부 의원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선 송구스럽게 생각하지만, 이 이슈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선 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국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국민 무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5ㆍ18 역사 왜곡과 유공자 모독에 대한 범국민적 공분을 ‘정치적 이용’이라는 말로 폄하했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한 5ㆍ18 진상조사위원 추천을 강행하겠다는 한국당 입장도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 ‘망언 3인방’에 대한 국민 기만적인 징계 유보 조치에 이어, 무자격 위원 추천 강행 의사까지 분명히 함으로써 5ㆍ18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정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오만하고 뻔뻔스러운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5ㆍ18 모독 발언 대응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2일로 사법 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가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하는 기자간담회와 대국민 설명회를 1주일 연기한 것도 당력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18 논란에 대한 선명성에서 민주평화당 등에 밀리지 않으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한다.

호남민심을 놓고 민주당과 경쟁관계인 민주평화당도 연일 한국당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김정현 대변인은 진상조사위원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한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한국당이 해야 할 일은 망언 당사자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3인방을 퇴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한국당 해체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한국당 추천 진상조사위원 2명을 임명하지 않겠다고 한데 대해 “민주당이나 다른 당이 추천한 분들도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등 문제가 나온다. 추천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이와 관련해 한국당내에선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대구·경북 등 보수정서가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개인적으로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지만, 5·18 유공자 선정 과정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지역구에서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5·18 발언으로 징계 유예 결정을 받은 김진태 의원은 관련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16일 오후 대구광역시에서 “말 많은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하지 않겠나. 거기 왜 정치인이 들어가 있나? 광주에 가보지 않은 이해찬 대표가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옥석을 가려내서 진정한 피해자를 위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문이 전대 레이스에 불리하지 않다고 보는 셈이다.

김승현 기자 s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