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닭 11마리 '꿀꺽'···파출소에 구금된 수리부엉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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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파출소로 옮겨진 수리부엉이 [뉴스1]

미원파출소로 옮겨진 수리부엉이 [뉴스1]

상습적으로 양계장을 습격해 닭을 잡아먹던 수리부엉이가 경찰 신세를 졌다.

15일 오전 10시40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국전리 한 양계장. 몸길이 70㎝의 대형 수리부엉이가 닭장 안으로 날아들었다.

대형 수리부엉이가 양계장을 습격해 닭을 잡아먹고 있었던 것.

이 수리부엉이의 양계장 습격사건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양계장 측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11마리의 닭이 수리부엉이의 먹잇감이 됐다.

한동안 수리부엉이의 소행을 유심히 지켜보던 양계장 주인 A(71)씨는 뒤를 습격, 수리부엉이를 붙잡아 인근 문의파출소로 넘겼다. 사람으로 따지면 '재물손괴'에 해당되는 혐의다.

경찰에 약 3시간 구금됐던 수리부엉이는 야생동물보호협회에 넘겨져 인근 야산에 방생 됐다.

미원파출소로 옮겨진 수리부엉이 [뉴스1]

미원파출소로 옮겨진 수리부엉이 [뉴스1]

한 달간 수리부엉이의 범행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양계장 측은 범행 재발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닭을 상습적으로 잡아먹은 수리부엉이를 가둘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또다시 닭을 잡아먹어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수리부엉이는 부엉이류 중 가장 큰 종으로 마릿수가 적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1982년에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지정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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