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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잘 안다 … 히딩크 같은 카리스마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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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핌 베어벡(50.사진) 수석코치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이 됐다.

이영무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26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가 끝난 딕 아드보카트 감독 후임으로 수석코치인 베어벡을 새 감독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베어벡은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으며 축구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믿음이 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표팀 선수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새 감독 영입과정에서 올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것도 높이 평가했다.

베어벡은 데트마르 크라머(독일), 아나톨리 비쇼베츠(러시아),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 요하네스 본프레레(네덜란드),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에 이은 일곱 번째 외국인 사령탑이 됐으며 네덜란드 출신으로는 네 번째다.

계약기간은 8월부터 2년간이며 연봉은 공개하지 않았다. 베어벡은 잠시 고국으로 휴가를 다녀온 뒤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8월 초 경기도 파주 NFC에서 대표팀을 소집한 뒤 8월 16일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 대만과의 원정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베어벡 신임 감독은 국가대표팀뿐 아니라 23세 이하 대표팀이 주축을 이룰 12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팀도 함께 맡기로 했다. 압신 고트비와 홍명보 등 기존 코치진도 계속 기용할 전망이다.

베어벡 감독은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룰 때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훈련 스케줄과 세부 전술을 베어벡 코치에게 일임했다. 히딩크가 신뢰한 베어벡은 전술적인 측면에서 세계 수준에 올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축구협회는 베어벡을 차기 감독으로 눈여겨보고 있었다. 지난해 9월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게 된 이유도 베어벡 코치가 함께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베어벡은 아드보카트를 선임할 때도 공개적으로 "내가 한국 대표팀 감독 적임자"라고 주장했었고, 아드보카트를 보좌하면서도 차기 한국 감독이되고 싶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베어벡은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그러나 위상이 높아진 한국 축구 입장에서는 다소 모험이다. 베어벡은 히딩크호의 2002년 4강 신화와 아드보카트호의 원정 첫 승리를 도운 유능한 참모지만 감독으로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이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2군, 일본 교토 퍼플상가, 네덜란드령 안틸러스 등 무게감이 떨어지는 팀의 사령탑을 맡았으나 성적은 별로였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영무 위원장은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하면서 외국인과 국내 지도자를 알아봤다. 내부 승계식으로 베어벡 감독이 선임된 것은 사실이지만 두 차례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을 치르며 선수들이나 인력자원 등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이 베어벡 감독의 큰 장점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아드보카트 감독은 27일 오전 10시 숙소인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한 뒤 곧바로 출국한다.

성호준 기자

◆ 핌 베어벡 감독은=

▶1956년 네덜란드 출생

▶선수생활=네덜란드 스파르타 로테르담(74~80)

▶주요 경력

-스파르타 로테르담 청소년 감독(81~84) FC 도르트레히트 코치(84~87)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감독대행(89~91)

-FC그로닝겐 감독(92~93)

-포르투나 시타르트 감독 및 기술이사(94~98)

-일본 J2리그 NTT 오미야 감독(98~2000)

-한국대표팀 수석코치(2001~2002.6)

-PSV에인트호번 유소년팀 코치(2002.7~2003.6)

-J리그 교토 퍼플상가 감독(2003.7~11)

-네덜란드령 안틸러스 대표팀 감독(2003.12~2004.7)

-분데스리가 보루시아MG 수석코치(2004.11~2005.6)

-UAE 대표팀 수석코치(2005.7~9)

-한국대표팀 수석코치(2005.9~2006.6)

※중앙일보는 그동안 '핌 베어벡'을 현지 발음 표기 원칙에 따라 '핌 베르베크'로 써 왔으나 본인의 희망에 따라 다시 '핌 베어벡'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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