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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결의-호소…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선수들이 2018 보람과 영광의 순간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선수들이 2018 보람과 영광의 순간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불미스런 사건으로 여러분들의 사기에 영향을 끼쳤다. 훈련에 매진한 많은 선수, 지도자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정부 엘리트 체육 개혁 발표 후 행사 #무거운 분위기 속 자정 결의-단결 #"소년 체전 폐지-KOC 분리 반대"도

11일 한 해 훈련 시작을 알리는 2019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이 열린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최근 체육계 성폭력, 폭력 등의 부조리가 국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엘리트 스포츠를 개혁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현장 당사자인 국가대표 선수, 지도자들은 가라앉은 모습들이었다. 이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사과의 뜻을 보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앞줄 오른쪽)과 신치용 신임 선수촌장(앞줄 오른쪽 네번째)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앞줄 오른쪽)과 신치용 신임 선수촌장(앞줄 오른쪽 네번째)이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묵묵히 훈련에 매진한 많은 선수, 지도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 어려운 여건 속에 헌신하는 회원 종목, 시도체육회에도 사과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훈련 시작을 알리는 오늘,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결연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던 이 회장은 "100년간 한국체육에는 수많은 위기와 역경이 있었다. 지금의 위기 역시 지혜롭게 이겨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체육인들의 단결을 강조했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양궁 이우석(앞줄 오른쪽부터)과 사이클 나아름이 선수대표로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서 양궁 이우석(앞줄 오른쪽부터)과 사이클 나아름이 선수대표로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과 사이클 국가대표 나아름이 남녀 선수 대표로 선서한 뒤,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등 6개 단체 회원들이 체육인 자정결의문 및 체육현안에 대한 성명서를 냈다. 이 자리에서 대표로 나선 박병택 사격대표팀 코치는 "체육계가 각종 폭력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체육회를 비롯한 체육단체는 참담한 심정으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리는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 앞서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노동조합원들이 소년체전 폐지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대한체육회 분리 방침에 반대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리는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에 앞서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노동조합원들이 소년체전 폐지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대한체육회 분리 방침에 반대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정부가 최근 발표한 비리 근절대책안에 대해서도 적극 동참하겠다. 다만 내용 중에 소년체전 폐지와 대한체육회 내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대책안은 정부가 목표로 하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회의 상생보다는 대한민국 스포츠 환경을 황폐화하는 대책이다. 이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의 저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선 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노동조합원들이 '소년체전 폐지 반대' 'KOC 분리 반대'라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피케팅 시위가 펼쳐지기도 했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화랑관에서 열린 선수인권 상담실 개소식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오른쪽 다섯번째)과 유승민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오른쪽 여섯번째), 봅슬레이 국가대표 서영우(왼쪽 세번째), 체조 국가대표 여서정(오른쪽 네번째), 신치용 선수촌장(오른쪽)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화랑관에서 열린 선수인권 상담실 개소식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오른쪽 다섯번째)과 유승민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오른쪽 여섯번째), 봅슬레이 국가대표 서영우(왼쪽 세번째), 체조 국가대표 여서정(오른쪽 네번째), 신치용 선수촌장(오른쪽)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훈련개시식 전엔 선수촌 화랑관에서 선수인권상담실 개소식이 열렸다. 선수인권상담실엔 대한체육회 선수위원, 스포츠인권센터 인권상담사 1명 등이 배치돼 근무한다. 폭력, 성폭력과 관련된 문제뿐 아니라 각종 고충 상담 등도 가능한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한다.

진천=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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