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화웨이 왕따시키기' 동참···"장학금 안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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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향한 전 세계의 압박이 세계 유명 대학으로까지 뻗고 있다. 미국의 UC버클리대를 비롯해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까지 중국 화웨이와의 공동연구를 전면 금지하고, 화웨이가 제공하는 장학금을 거부했다.

UC버클리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화웨이와의 공동연구를 금지하고, 어떠한 금전적 도움도 받지 않고 있다고 8일 발표했다. 다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 정보 보안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연구는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UC버클리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현재 화웨이 등의 지원을 받아 인공지능(AI)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년 동안 지원받은 전체 연구자금은 약 13억달러(약 1조4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약 780만달러(약 87억6000만원)를 화웨이로부터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UC버클리대는 지난달 28일 미국 사법 당국이 화웨이를 대이란 제재법 위반 등으로 정식 기소하자 이 같은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웨이를 따돌리려는 움직임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도 시작됐다. 옥스퍼드대는 UC버클리대에 앞서 지난달 18일부터 화웨이가 제공하는 연구비와 장학금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는 앞으로 최소 3개월간 길게는 6개월간 해당 조치를 이어갈 것이며 이후 이 조치를 연장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로 인해 옥스퍼드대 컴퓨터학과 박사과정 학생들이 타격을 받았다.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당분간 화웨이가 제공하는 어떤 형태의 금전적 기부도 받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만 현재 화웨이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은 장학금이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명문 대학으로 꼽히는 UC버클리대와 옥스퍼드대의 이 같은 결정에 전 세계 유명대학들도 화웨이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화웨이 장비 보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세계 대학들은 화웨이가 제공하는 장학금을 거부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주 기업들에 화웨이 등 중국 통신 장비 제공업체의 장비를 사용하지 못 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일 무선통신 산업 분야 세계최대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앞두고 이 같은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각국의 무선통신업자들에게 ‘화웨이를 쓰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로 풀이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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