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역대급 미세먼지, 75%는 중국 등 국외서 유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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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가운데 서울 동작구 일대가 뿌옇게 보인다. 변선구 기자.

지난달 14일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가운데 서울 동작구 일대가 뿌옇게 보인다. 변선구 기자.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최악의 초미세먼지(PM2.5)는 75%가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발생한 초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원인을 지상 관측자료, 기상 및 대기질 모델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6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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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이 대기질 모델 기법을 이용해 국내외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외 영향은 전국 기준 69∼82%로 평균 75%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체 초미세먼지의 4분의 3이 중국과 몽골, 북한 등 국외에서 유입됐다는 것이다.

당시 전국에 걸쳐 ‘나쁨(36~75㎍/㎥)’ 수준의 농도가 1월 11일부터 5일간 지속됐고, 12일은 올해 첫 일평균 ‘매우나쁨’(75㎍/㎥ 초과) 수준의 강한 고농도 현상이 나타났다.

14일에는 서울 등에서 2015년 초미세먼지를 공식 측정한 이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2015년 이후 역대 초미세먼지 최고치는 2015년 10월 22일 전북에서 기록한 128㎍/㎥였다. 하지만, 경기 북부에서 이날 131㎍/㎥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129㎍/㎥), 인천(107㎍/㎥), 경기 북부(131㎍/㎥), 경기 남부(129㎍/㎥), 대전(94㎍/㎥), 세종(111㎍/㎥), 충북(123㎍/㎥) 등도 역대 최고 수준의 고농도를 기록했다.

두 차례에 걸쳐 중국서 오염물질 유입

짙은 스모그가 베이징 시내를 뒤덮고 있다. [중앙포토]

짙은 스모그가 베이징 시내를 뒤덮고 있다. [중앙포토]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고농도 현상은 중국 산둥반도 및 북부지역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한 상황에서 1월 10∼11일 오염물질이 1차로 유입됐고, 13일 이후 북서풍 기류로 강한 국외 오염물질이 2차로 추가 유입되는 등 매우 이례적인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11∼13일까지 수도권측정소의 질산염 농도가 평상시(4.5㎍/㎥) 대비 3.9배, 황산염(1.8 ㎍/㎥)은 3.3배 증가했지만, 13일 이후 2차 유입 시기에는 질산염은 7.6배, 황산염은 11.9배 증가하는 등 13일 이후에 오염물질이 더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9~15일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농도 추이. 국외발 오염물질 유입의 영향으로 두 차례에 걸쳐 농도 상승이 관측됐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지난달 9~15일 백령도의 초미세먼지 농도 추이. 국외발 오염물질 유입의 영향으로 두 차례에 걸쳐 농도 상승이 관측됐다.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동북아시아 전반의 대기정체 속에 축적됐던 오염물질들이 10일 중국 산둥반도 부근 고기압의 영향으로 서풍 기류를 따라 유입됐고, 13일부터 다시 중국 북부 고기압의 영향으로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 유입·축적되면서 고농도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위성을 활용해 에어로졸의 광학두께(AOD)를 분석한 결과, 11~13일 한반도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를 포함한 에어로졸이 많이 분포했으며, 12일과 14~15일에는 전국적으로 고농도의 에어로졸이 관측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고농도는 한국과 중국 양국 모두 기상악화와 장시간 오염물질의 축적으로 고농도가 강했던 사례이므로 중국 측에 분석결과를 전달하는 등 연구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 간 조기경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20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정책대화 시 별도의 세션을 마련해 미세먼지 예·경보 정보를 상호 공유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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